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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스토리] 지바탁구 우승은 리분희의 간염을 보살핀 이유성의 배려 덕분

2020-09-03 15:42

이유성 대한항공 스포츠단장은 탁구선수에서 전무에 이른 입지전적인 인물. 1982년 대한항공 탁구단 감독직을 맡아 대한항공과 인연을 맺은 이 단장은 바른 말로 고 조양호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맨 오른쪽이 이유성씨.
맨 오른쪽이 이유성씨.


조양호회장은 회사에 어려움이 있을 땐 이유성의 솔직한 조언을 따르라고 할 정도로 이단장을 믿었다. 조회장이 살아있을 때 건강상의 이유로 여러 번 사표를 냈으나 그때마다 조회장은 아직 충분히 일 할 만 하다며 사표를 반려했다.

이 단장 등의 활약으로 조중훈, 조양호, 조원태의 대한항공 3대가 스포츠와 인연을 맺었다. 이유성 단장은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여자 남북단일팀 여자전담코치로서 우승을 이끌었고 여자탁구대표팀 감독으로 1993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의 현정화 여자단식 금메달,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이은실-석은미조 여자복식 금메달을 함께 만들었다.

특히 그는 1991년 4월 29일 중국을 꺾고 이룬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 우승 시 눈에 보이지 않는 큰 역할을 했다.

□ 남측 코치와 북측 에이스

김창제 총감독이 불렀다. 방에 가니 북의 장웅 대표와 김형진 단장도 함께 있었다.

“앞으로 여자팀만 맡으시오.”


“북측 황건동 지도원이 가만 있지 않을텐데요”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하지. 왜 그러는지 알잖아”

남쪽 이유성 코치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북의 에이스 리분희 때문이었다. 리분희는 간염이 있었다. 지바에 온 후 더 심해졌다. 먹는 것 부터가 시원찮아 체력유지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유성 코치는 리분희의 상태를 알고 초밥을 비롯, 리분희가 잘 먹을만한 걸 계속 공급해 주고 있었다.

장웅 대표 등은 이유성코치가 보기와는 달리 세세한 것 까지 챙기며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전담을 시킨 것인데 원래 남과 북의 코치들은 일주일씩 번갈아 가며 남녀 선수들을 지도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리분희의 간염을 알고 있는 것은 지도원 중에는 그 방안의 4명 뿐이었다.

리분희가 빠진 코리아팀의 전력으론 중국 꺾기가 쉽지 않았다. 이유성 코치는 최후의 승부를 위해 리분희를 아끼면서 ‘대타용’으로 내세울 류순복을 틈틈이 기용했다.

류순복은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졌지만 리분희의 몸은 갈수록 더 안 좋았다. 체력을 아껴 복식 한 경기만 맡겼지만 그마저도 지고 말았다.

중요한 결승. 에이스 리분희를 단식에서 뺀 이유이고 류순복에게 출전기회를 계속 준 이유였다. 그리고 경기 감각을 익힌 어린 류순복이 세계1위 등야핑과 가오준을 2단식에서 모두 이겨 코리아의 우승을 이끌 수 있었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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