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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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는데 왜 이럴까' KIA 끝내기 승리에도 씁쓸...불펜 붕괴·부상 악령

2025-09-13 13:20

KIA 9회말 끝내기 안타
KIA 9회말 끝내기 안타
KIA 타이거즈가 12일 두산을 상대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KIA는 광주 홈에서 9회말 2사 후 김선빈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을 5-4로 꺾었다. 3연승 뒤 2연패에 빠져 5할 승률이 위협받던 팀으로서는 귀중한 승리였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인 8월 16일 KIA는 잠실에서 두산에게 연이틀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2패 이상의 충격을 입었다. 당시 9회초 역전에 성공하고도 마무리 정해영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조상우가 김인태에게 뼈아픈 역전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KIA가 끝내기 승리에도 환하게 웃지 못하는 이유는 팀을 덮친 총체적 난국 때문이다.

첫째, 불안한 뒷문이다. 8월 16일 연이은 끝내기 패배에서 보듯 마무리 정해영의 블론세이브는 팀 사기를 크게 떨어뜨렸다. KIA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5.17로 9위에 머물고 있다.

둘째, 타선의 침묵과 득점권 해결사 부재다. 작년 리그 1위였던 득점권 타율(0.308)이 올해 9위(0.250)로 급락했다. 김도영의 햄스트링 부상 이탈로 타선 응집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나성범(0.239), 위즈덤(0.200) 등 중심 타자들도 득점권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은 평균자책점 2.25의 호투에도 8승에 그치는 불운을 겪고 있다. 이는 득점 지원이 9이닝당 3.5점으로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교체되는 김도영 / 사진=연합뉴스
부상으로 교체되는 김도영 / 사진=연합뉴스
셋째, 부상 악령이다. 김도영, 곽도규, 윤영철은 시즌 아웃됐고, 나성범, 김선빈, 박찬호, 위즈덤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다. 주전들의 잦은 이탈은 팀 전력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

현재 KIA는 8위(60승 4무 65패)로 5위 삼성과 3경기차, 4위 KT와 4경기차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아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희박해진 상황이다.

더욱이 9위 두산(56승 6무 68패)이 3.5경기차로 바짝 뒤쫓고 있어 빠른 경기력 향상이 없다면 현재 순위를 내줄 위험도 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순위를 낮춰 좋은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낫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끝내기 승리 직후 "졌지만 기분 안 나쁜 두산 팬들, 이겼지만 그닥 기분 좋지 않은 KIA 팬들"이라는 반응은 지금 KIA가 처한 역설적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범호 감독은 부임 1년 6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 등 6명의 핵심 선수들이 FA 자격을 앞두고 있어 이들의 재계약 여부는 팀의 리빌딩과 미래 전력 구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KIA는 순간의 끝내기 승리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복잡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불안한 마운드, 침묵하는 타선, 끊이지 않는 부상 악령은 팀을 깊은 수렁에 빠뜨렸다. 이제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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