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6(금)

야구

[마니아노트]알칸타라, 데스파이네, 가뇽의 엇갈린 행보---팀이 웃고 울었다

잘던진 알칸타라 승리 못챙기고, 데스파이네는 갈수록 위력보여, 가뇽은 난조빠져

2020-08-21 09:32

데스파이네는 어느새 11승으로 KT 중위권 싸움의 선봉장이 되었다.
데스파이네는 어느새 11승으로 KT 중위권 싸움의 선봉장이 되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무관중-10% 관중-무관중으로 경기를 벌이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단 한차례 중단도 없이 이어가고 있는 프로야구에 중반 막바지 순위 싸움에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투수 3명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 KT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KIA의 드류 가뇽이다.

21일 현재 이들 3개 팀은 4~6위로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올시즌 단 한차례도 5위 밑으로 떨어지지 않은 두산은 부산과 잠실을 오가면서 4연전을 펼치고 있는 롯데에게 2승1패를 당하면서 4위 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에 견주어 KT는 4연승으로 두산에 한게임차로 턱밑까지 쫓아 시즌 첫 4위를 노리고 있다. 또 4위 두산에 2.5게임차, 5위 KT에 1.5게임차로 떨어져 6위에 자리하고 있는 KIA는 LG와 NC에 어이없는 경기운영으로 대패를 당해 3연패에 빠지면서 7위 롯데에 반게임차로 추격을 당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중위권 수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알칸타라는 최근 잘 던지고도 10승이후 5게임째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알칸타라는 최근 잘 던지고도 10승이후 5게임째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3개 팀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는 바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3명의 최근 엇갈린 행보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두산이 토종 에이스 이영하의 부진, 제5선발 이용찬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는데는 누구보다 알칸타라의 공이 컸다. 지난해 KT에서 올시즌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알칸타라는 시즌 초반 무서운 기세로 승리를 챙겼다. 시즌 개막전에서 LG에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첫 패배를 당했으나 이후 파죽의 10연승행진을 했다. 6~7이닝은 기본이고 대부분 퀄리티스타트를 하면서 단숨에 두산의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5월 5게임에서 4승1패(평균자책점 3.90), 6월 5게임 3승(평균차잭점 3.51), 7월 5게임 3승(평균자책점 1.09)으로 갈수록 위력을 더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7월 21일 키움전 7이닝 무실점으로 10승째를 때낸 이후 5게임째 승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알칸타라가 못던진 것은 아니다. 5게임을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불펜에서 역전패도 당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하지 못한 것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었다. 이상스레 알칸타라가 나서면 점수를 내지 못했다. 이 바람에 알칸타라는 다승에서 선두를 달리다가 어느새 드류 루친스키(NC, 12승), 데스파이네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이상 11승)에 2승이나 뒤져있다.

이렇게 알칸타라가 승리를 못 챙기고 있는 동안 덩달아 두산도 8월들어 아직 3연승을 한번도 못했다. 최근 10게임 성적도 4승1무5패에 그쳤다. 그리고 잠실 라이벌 LG에 3위 자리까지 빼앗기고 4위로 밀려났고 이제는 KT에게마저 1게임차로 쫒기는 처지로 변하고 말았다.

시즌 초반 KT는 알칸타라와의 계약을 포기하고 데스파이네를 영입한데 대해 많은 비난을 받았다. 알칸타라가 승리를 챙기는 동안 데스파이네는 오히려 연패를 거듭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데스파이네는 5월에 2승(평균자책점 1.69)을 거둔 뒤 6월 6게임에서 2승4패(평균자책점 7.41)에 그치고 팀마저 하위권에서 맴돌면서 그 비난을 더욱 거셌다. 그러더니 6월말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6월 28일 한화전에서 6이닝 4실점하고도 행운의 승리를 얻어낸 뒤 승승장구했다.

7월 6게임 4승1패(평균자책점 3.46), 8월 4게임 3승(평균자책점 3.28)로 어느새 11승으로 알칸타라를 앞서 다승 2위까지 치고 올랐다. 무엇보다 데스파이네는 5일 휴식 뒤에 등판하는 5선발 체제가 굳어진 KBO 리그에 하루 빠른 4일 휴식 뒤 등판으로 팀에 더 공헌이 높다. KT 이강철 감독은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 끊어주고 그게 바로 에이스"라며 "KT가 시즌 초반 하위권에서 분위기를 반등한데는 데스파이네의 공이 제일 크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가뇽은 8월들어 세차례나 6실점을 하면서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가뇽은 8월들어 세차례나 6실점을 하면서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


이런 알칸타라와 데스파이네와는 달리 KIA의 가뇽은 확연히 힘이 떨어진 모습이다. 가뇽은 20일 광주 NC전에서 선발 등판했으나 5회까지 13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2볼넷으로 6실점했다. 단순히 첫 6실점이면 투수가 그럴수도 있다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가뇽은 8월들어 네차례 등판해 6실점이 벌써 세번째다. 2일 롯데전서 4⅓이닝 7피안타 6실점(5자책점), 그리고 14일 SK전 4이닝 9피안타 6실점을 했다. 2게임 연속으로 9이닝동안 무려 22개의 안타를 맞으며 12실점을 한 것이다.

가뇽은 애런 브룩스와 함께 KIA의 원투펀치로 기대를 모았고 7월까지만 해도 특유의 체인지업이 빛을 발하면서 안정된 투구로 4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7월에는 4게임에서 평균자책점이 2.74로 낮아지며 KIA의 중위권 싸움에 첨병이 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갑자기 8월들어 난조에 빠지면서 평균자책점이 9.00으로 치솟았고 아직 단 한차례 퀄리티스타트도 하지 못했다.

가뇽이 살아나지 못하면 양현종과 브룩스만으로 KIA가 중위권 싸움에서 밀릴수밖에 없다. KIA로서는 가뇽의 부활이 시급한 이유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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