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스토리]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이야기 9- ‘거지 파’의 달인들 ⓶](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531075548006488f6b75216b21121740159.jpg&nmt=19)
유희형씨는 김동광, 이충희, 정재섭, 정덕화, 강동희, 신기성, 김승현 등을 배출한 송도고등학교 출신 농구 국가대표 원조로 KBL심판위원장을 지낸 인물. 장신이고 유연성이 뛰어나지만 드라이브 거리는 내세울 게 없다. 젊었을 때도 200m내외였다.
당연히 투 온 보다 쓰리 온이 많지만 퍼팅은 투 퍼팅보다 원 퍼팅이 더 많아 평균 7~8개의 파를 기록한다. 농구나 골프나 마지막은 똑같이 ‘구멍에 공을 넣는 행위’이기 때문. 감각이 살아있는 덕분인데 무엇보다 시야가 넓어 퍼팅 시 머리를 들지 않는다.
“패스를 하려면 시야가 270도는 되어야 한다. 퍼팅의 시야 각도는 90도밖에 안 된다. 땅만 쳐다 보고 있어도 공이 굴러가는 게 보이는데 왜 고개를 들겠는가. 퍼팅은 언제나 재미있고 자신 있다.”
곁눈질에 익숙하다는 말인데 골프도 곁눈질의 스포츠이긴 하다. 골프는 정면을 겨냥하지만 막상 샷을 하거나 퍼팅을 할 때는 모두 옆 눈질이다. 때문에 착시현상을 겪고 그로인해 잘못을 저지르는데 농구인들은 ‘오랜 습관’덕분에 실수가 적다는 것.
유희형씨도 그렇지만 김동광, 이인표씨 등 모든 농구스타들이 퍼팅엔 무척 강하다. 하지만 그들도 신경을 곤두 세워야 할 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짧은 거리도 곧잘 놓친다. 그래서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고 어렵다.
이왕우 전 감독은 10여m 이상의 롱퍼팅을 자주 성공시킨다. 80대 중후반의 플레이어이므로 실력보다는 운이다. 물론 운이지만 일정 부분은 실력이다. 18홀 도는 동안 3~4 차례는 넣고 거의 매번 OK거리에 가져다 놓는다.
“70m 거리에서 ‘퍼펙트 골드’를 기록하기도 하는데 더 가까운 곳에서 더 넓은 구멍에 집어 넣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중국 국가대표들을 앞세워 대한민국의 금메달에 도전하게 될 이왕우 중국 대표팀 총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과녁 정중앙의 카메라 렌즈를 깨트린 퍼펙트 골드의 주인공 김경욱을 키워낸 인물.
골드 표적은 지름이 12.2cm이고 골프 홀은 10.79cm이지만 퍼펙트 골드는 6.1cm. 어렵지 않다는 게 이론상 가능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 그러나 이 감독 등 양궁인들은 기본적으로 퍼팅을 잘하고 자신있게 한다. 과녁을 향하는 익숙함보다는 집중력과 그 자신감이 퍼팅의 비결인 듯.
초집중과 흔들리지 않음. 초보자라도 할 수 있다. 멘탈을 강하게 달구면 구력이 다소 짧고 테크닉이 좀 떨어져도 보다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 그게 골프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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