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0(목)

야구

"창피했다" 롯데 선발진의 힘, 송승준을 깨웠다

2017-08-25 06:00

"창피했다" 롯데 선발진의 힘, 송승준을 깨웠다
"경기 전에 함께 상의한 전략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황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안방마님 강민호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송승준에게 예전과는 다른 볼 배합을 주문했다.

송승준은 "포크볼과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투 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커브와 직구를 던졌다. 갑자기 사인을 그렇게 내서 당황했다"고 웃으며 "다행히 컨트롤이 잘돼서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오는 시속 140km 초반대의 직구를 LG 타자들이 멍하게 바라보거나 공에 스윙 타이밍을 맞히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송승준-강민호 배터리는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초반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갔고 상대를 몰아붙인 뒤 여유있게 결정구 승부를 펼쳤다.

롯데 선발진은 최근 10개 구단 중 가장 강하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송승준을 비롯해 린드블럼, 레일리, 박세웅, 김원중 등 선발 5명이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는 포수 강민호의 리드가 차지하는 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송승준은 강민호를 믿고 던졌다. 결과는 7이닝 무실점. 올 시즌 가장 눈부신 호투로 개인 통산 선발 100승을 달성했다. 롯데는 LG를 11-0으로 완파했다.

송승준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있었다. 바로 동료 선발투수들의 활약, 특히 후배들의 활약이었다.

송승준은 "나는 앞선 2경기에서 잘 못 던졌는데 다른 투수들은 잘 던졌다. 고참으로서 창피했다. 후배들이 내게 와서 조언을 구하는데 내가 못 던지고 있으니까 자존심도 상했다. 후배들에게 떳떳하게 말해주고 싶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승준이 8회 첫 타자까지 상대하면서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2연전 기간에 다소 지친 불펜은 힘을 비축할 여유를 얻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지친 불펜투수까지 쉬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송승준은 불펜을 도와야한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송승준은 남은 정규리그 경기를 어떤 각오로 임하겠냐는 질문에 "몇점을 주든 6이닝 이상 꼭 던지고 싶다.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고 답했다.부산=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