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일방적인 경기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OK저축은행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팀이었지만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정규리그 최다 연승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무서운 상승세를 탔던 만큼 분명 기 싸움에서 앞설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보기 좋게 예상은 빗나갔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를 이끌었던 세터 노재욱이 흔들리면서 정규리그의 모든 기록은 무의미했다. 오히려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승리의 달콤한 보상을 맛본 OK저축은행의 상승세가 말 그대로 ‘파죽지세(破竹之勢)’와 같았다.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의 쉬운 승리를 거둔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세터 싸움에서 완벽하게 갔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현대캐피탈은 (노)재욱이가 상당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오늘 경기 끝나고 (곽)명우한테 ‘오늘 인생경기했다’고 농담을 했다. 그 정도로 명우가 잘했다”고 승리 비결을 꼽았다.
김세진 감독은 주전 세터 이민규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대신한 후보 세터 곽명우가 ‘큰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비결로 ‘믿음’을 꼽았다. “명우는 자기가 잘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우리 선수들을 믿고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챔프 2차전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90점이라고 스스로 점수를 매긴 곽명우도 “감독님이 지시한 대로 하려고 했다. 안 좋은 공도 공격수들이 잘 때려주니까 부담 없이 진짜 인생경기를 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예전에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공격수들이 잘 때릴 수 있게 일정한 타점에 토스하려고 한다”고 맹활약의 배경을 소개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세터 싸움의 패배를 인정했다. “정규리그에서 가장 잘했던 두 기둥(문성민, 노재욱)이 흔들리니 답이 없다”면서 “이번 시즌 가장 노력했던 것이 내면에 있는 것까지 뽑아내는 강한 승부욕이었는데 정규리그에는 잘됐는데 정작 챔피언결정전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송희채와 송명근이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한국 배구를 이끌어 갈 선수답게 너무 잘했다”면서 “리시브가 안정되니 세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었다. 수비까지 잘되다 보니 삼박자가 모두 맞았다”고 평가했다.천안=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