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승균(42·전주 KCC) 감독의 농구 인생에서 첫 고비는 남들보다 일찍 찾아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것. 가정 형편은 어려웠고 마침 사춘기가 찾아와 한동안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내가 왜 농구를 해야 하나"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난의 시기였다.
아들이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사랑과 도움을 준 어머니 덕분에 고비를 극복했다. 추승균은 힘들 때마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후 추승균에게는 하나의 징크스가 생겼다. 경기를 할 때마다 마음 속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께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추승균 감독이 현역 시절 누구보다 성실했고 또 누구보다 근성이 넘쳤던 이유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추승균 감독이 이번에는 지도자로서 우뚝 섰다. KCC가 21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86-71 승리로 장식하면서 추승균 감독은 사령탑 데뷔 첫 해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 때 아버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옛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추승균 감독은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힘겹게 감정을 다스린 추승균 감독은 "경기를 할 때마다 아버지께 기도를 드린다. 하늘에서 지켜보시기 때문에 그 믿음으로 한걸음씩 더 나아가려고 한다. 아버지께 이번 우승이 큰 기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승균 감독의 현역 시절은 화려했다. 부산 중앙고 시절부터 득점력과 수비력을 겸비해 전국구 유망주로 명성을 날렸고 연세대와 고려대 등 전통의 강호들의 러브콜도 받았다.
추승균 감독은 예상을 깨고 한양대 진학을 선택했다. 그는 1학년 때부터 출전 시간을 많이 얻어 자신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아마도 어머니에 대한 각별한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량에 자신이 있는 추승균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성인 무대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자신이 '더 맨(the man)'으로 활약할 수 있는 팀이 필요했다.
추승균 감독은 농구계에서도 효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추승균 감독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KCC의 프렌차이즈 스타'다. 그는 현역 시절 전신 대전 현대를 포함해 KCC 구단에서만 5개의 우승반지를 수집했다. 남자프로농구 현역 선수로서 그보다 많은 우승반지를 가진 선수는 없다.
이제 그는 감독으로서 여섯 번째 우승 반지를 노린다. 모두 한 구단에서 이루는 업적이기에 프로농구 역사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추승균 감독은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잘 조절하고 누가 될지 모르는 상대팀들을 잘 분석하고 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안양=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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