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수상자로 참석한 스포츠 스타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 경기장에서와는 달리 아름다운 드레스를 차려 입고 숨겨진 여성의 우아한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한 선수는 "평소 스포츠뉴스에서만 보던 선수들인데 그때와 다르게 입고 와서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화려한 드레스와 함께 곱고 하얀 피부를 드러낸 선수들 중 유난히 팔다리가 검게 그을린 선수가 있었다. 바로 '골프 여제' 박인비(27 · KB금융그룹)였다. 박인비도 멋진 검은 드레스를 입었지만 팔과 다리 역시 같은 톤이었다.
올해의 페어플레이어상을 받은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동갑내기 조소현(현대제철)도 팔뚝이 검긴 했다. 그러나 그나마 붉은 드레스에 다리가 가려져 박인비가 유독 두드러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강한 햇살에 필드와 그린을 누벼야 하기에 피부가 검게 그을릴 수밖에 없었다. 한 여자로서는 아쉽지만 선수로서는 영광스러운 훈장과도 같은 것이었다. 예전 박세리(하나금융그룹)가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AG) 투어 US오픈 우승 당시 러프에 있던 공을 치러 연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양말을 벗었을 때 검은 종아리와 흰 발이 보인 극명한 대조와 감동도 같은 맥락이었다.

박인비는 "피부가 까맣죠?"라고 반문하면서 당연한 듯 웃었다. 이어 "보기에는 안 좋을 수 있는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당당하게 (팔다리를 드러나는 드레스를) 입고 다닌다"고 강조했다.
여성이기에 먼저 선수인 까닭이다. 박인비는 "골프 선수라는 직업에 하얀 피부를 갖는 게 더 이상하다"면서 "시상식에도 (화장 등으로) 하얗게 하는 것보다 제 자신을 더 나타내는 게 낫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목 라인 있어도 스타킹을 안 신고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여자는 여자다. 박인비는 "오늘 선수들이 다들 예쁘게 하고 나왔다"면서 "나도 골프 프로암 대회 만찬 등 공식석상에는 드레스를 입어 익숙하다"고 말했다. 이어 "변신을 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게 여성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도 있다"면서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인비는 또 "즐겨야 하는 게 최우선"이라면서 "9년 LPGA 투어 동안 행복하고 즐길 때 성적도 나왔기 때문에 그것을 목표로 잡고 가야 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우수상은 여자축구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지소연(24 · 첼시FC레이디스)이 받았다. 지소연은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의 여자슈퍼리그(WSL)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수상은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 그랑프리 국제유도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김잔디(24 · 양주시청)가 수상했다. 또 차이나오픈 9볼 대회에서 우승, 3년 만에 세계 1위에 복귀한 당구여제 김가영(32 · 인천당구연맹)이 '탑플레이어상'을, 월드컵에서 16강을 이룬 여자축구대표팀이 페어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여기에 아시아태평양 농아인경기대회 볼링 여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김지은이 특별상을, 미녀 배구 스타 김사니(34 · IBK기업은행)가 인기상, 리듬체조 요정에서 볼링 선수로 변신한 신수지(24 · NXT 인터내셔널)가 도전상을 차지했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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