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도 남지 않은 시간, 10점 차 이상으로 앞서고 있는 한 미국 대학농구 팀의 감독이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전한 말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당시 NCAA(미국대학체육협회) 남자농구 1부리그의 공격제한시간은 무려 35초였다. 상대팀조차 역전을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만화같은 대역전을 두려워 한 사령탑은 버틀러 대학의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었다.
그리고 그를 두렵게 만들었던 선수는 데이비슨 대학의 '슈퍼 에이스' 스테판 커리였다.
이변은 없었다. 버틀러 대학은 2009년 2월에 열렸던 경기에서 데이비슨 대학을 75-63으로 눌렀다. 스티븐스 감독은 당시 NCAA 득점 1위였던 커리에게 20점을 내줬지만 야투성공률 26%로 묶었다. 커리는 발목 부상을 안고 있었는데 스티븐슨 감독은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았다.
스티븐스 감독은 한때 NCAA 농구의 신데렐라 같은 존재였다. 커리가 2008년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다면 2010년과 2011년의 주인공은 스티븐스 감독이었다. 그는 무명의 버틀러 대학을 2년 연속 NCAA 64강 토너먼트 결승에 올려놓았다.
이후 다수의 명문 대학이 스티븐스 감독에 러브콜을 보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스티븐스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 사령탑이 될 수 있는 기회마저 외면할 수는 없었다. 2013년 보스턴의 지휘봉을 잡았고 팀은 매시즌 꾸준히 성장해왔다.
보스턴은 2015-2016시즌 13승9패로 동부컨퍼런스 상위권에 올라있다. 컨퍼런스 1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승차는 1.5경기에 불과하다.
보스턴의 다음 상대는 NBA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을 23경기로 늘린, 만화같은 연승 행진의 주인공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다.
골든스테이트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2일 오전 9시30분 보스턴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자체 통계 시스템인 BPI(Basketball Power Index)를 통해 골든스테이트가 보스턴을 이길 확률은 68%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골든스테이트의 2015년 잔여 경기 중 가장 승리 확률이 낮은 경기가 바로 보스턴전이라고 전했다(잘못 쓴 것이 아니다. BPI에 따르면 68%가 가장 낮다고 한다).
변수가 많다.
골든스테이트는 원정 7연전에 올라있다. 첫 5경기를 승리했고 이제 2경기가 남았다. 계속된 원정에 따른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다. 특히 타컨퍼런스 연속 원정경기는 각 팀들이 가장 경계하는 시즌 일정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주전 포워드 해리슨 반스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 중이다. 스테판 커리와 함께 '원투펀치'를 맡고 있는 슈터 클레이 톰슨은 지난 경기에서 발목을 다쳤다. 보스턴전 출전 여부가 불확실하다.
톰슨의 출전 여부는 경기를 앞두고 최종 결정된다. 톰슨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상태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70% 정도"라고 밝혔다. 그가 뛰더라도 100% 컨디션을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골든스테이트는 공격 효율성 1위, 3점슛 성공 부문 1위에 올라있다. 반면, 보스턴은 수비 효율성 3위, 3점슛 최소 허용 부문 4위의 팀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실책을 많이 하지 않는다. 리그 24위다. 그런데 보스턴은 실책 유도 부문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다만, 백코트 수비의 핵심인 프로 2년차 가드 마커스 스마트의 부상 공백은 보스턴도 염려하는 부분이다.
골든스테이트는 평균 115.8점을 넣고 있다. 보스턴의 화력도 나쁘지는 않다. 평균 103.2점으로 전체 8위, 동부컨퍼런스 2위다.
175cm의 단신 가드 아이재이아 토마스가 평균 21.0점을 올리고 있고 슈팅가드 에이브리 브래들리는 평균 15.9점에 3점슛성공률 42.6%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보스턴의 공격력은 리그 정상권이다.
브래들리는 "골든스테이트가 득점 싸움에서 우리를 쉽게 압도하지는 못할 것이다. 패스만 잘 돌아간다면 우리도 끝내주는 공격 팀이기 때문이다. 그들도 우리를 잘 막아야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부임 3년 만에 명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스티븐스 감독은 골든스테이트를 맞아 특별한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스티븐스 감독은 경기 중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좋은 사령탑이다.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에서 뛰다 올 시즌부터 보스턴 유니폼을 입는 데이비드 리는 "스티븐스 감독은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 감독과 비슷하다. 매우 디테일하게 지시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커리가 있어 든든하다. 그는 올 시즌 23경기에서 리그 최다인 평균 32.2점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11.2개의 3점슛을 던져 5.2개를 성공(46.3%)시키는 믿을 수 없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평균 13.0점, 8.5리바운드, 7.0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파워포워드 드레이먼드 그린은 농구 이해도가 높고 골든스테이트 특유의 '스몰볼' 전술 중심에 서있는 선수다.
보스턴 역시 '스몰볼'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경기 중 전술 변화와 대응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든스테이트가 보스턴을 꺾으면 개막 24연승이자 지난 시즌 막판 기록을 더해 28연승을 달성한다. 28연승은 NBA 최다연승 단독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NBA 최다연승 기록은 1971-1972시즌 LA 레이커스가 세운 33연승이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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