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력은 상대적이다. 상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팀의 경기력은 악영향을 받는다. 새로운 사령탑 체제에서 첫 출발을 하는 삼성생명에게 공수의 짜임새가 갖춰진 우리은행은 너무 강했다.
임근배 감독은 "우리은행과 첫 경기에 붙어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며 "만약 지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나올 것이고, 연습이 아니라 시즌에 들어가서 부족한 부분을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즌은 과정의 연속이다.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종목을 막론하고 사령탑이 바뀐 팀이라면 초반 시행착오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 속에서 약점을 보완하고 계속 발전해나가야 한다. 우리은행은 강했다. 삼성생명은 시즌 첫 경기에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경기 내내 끌려가던 삼성생명은 후반 들어 앰버 해리스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종의 고육지책이었다. 우리은행의 강한 수비에 막혀 좀처럼 슛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한번 오픈 기회를 내줘도 바로 '리커버리(recovery)'에 들어가 두번의 기회를 내주지는 않는 팀이다.
임근배 감독은 "선수들이 머뭇거려 못 쏜 경우가 많았다. 비시즌 때 실책에 대해서는 말을 안해도 슛을 던져야 할 타이밍이 던지지 못하면 바로 지적했다. 성공 여부를 떠나 던져야 할 때는 자신있게 던져야 하는데 우리 스스로 리듬을 끊었다"며 아쉬워 했다.
무엇보다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우리은행전에서 얻은 소득이 없지는 않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바이런 스캇 감독은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2015-2016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무려 80점의 페인트존 실점을 기록하며 대패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선수들에게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선수들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동문서답을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삼성생명에는 실전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초보 감독의 고민이다. 임근배 감독은 "연습 때 계속 뛰어도 정작 본 시합에 나가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승리를 좇으면서도 그동안 실전 경험이 많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계속 기회를 줘야 한다. 밸런스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임근배 감독에게 떨어진 과제다.
프로스포츠에서는 대패가 약이 되기도 한다. 지도자들은 할 말이 많아지고 선수들은 자극을 받는다. 삼성생명은 홈 개막전의 쓰라린 패배가 경기력 향상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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