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의 땅거미가 지는 저녁녘, 자신의 히트곡 '스잔'의 노랫말처럼 그는 돌아왔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는 12대 가왕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에 도전하는 8명의 복면가수가 1라운드 무대에 올라 경연을 벌였다.
그리고 1라운드 3번째 대결에서 '윙윙윙 고추잠자리'(이하 고추잠자리)에 패한 '어디에서 나타났다 황금박쥐'가 가면을 벗자 녹화장은 일순간 충격에 빠졌다. '고추잠자리'는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자취를 감췄던 '스잔'의 김승진 이었던 것이다.
김승진은 80년대를 대표하는 하이틴 가수였다. 1985년 1집 앨범 '오늘은 말할 거야'의 타이틀곡 '스잔'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특히 곱상한 외모와 맑은 목소리 덕분에 소녀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1989년에 발표된 4집 앨범 수록곡 '유리창에 그린 안녕' 이후 김승진은 대중에게서 멀어져 갔다. 김승진은 이날 '복면가왕'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저간의 사정을 밝혔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음반 제작이 미뤄졌어요. 어느 순간 10년 째 녹음만 하는 가수가 됐더라고요. 과거 인기를 뛰어넘겠다는 욕심이 컸던 것도 있어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음악만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김승진은 현재 미카엘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다.
어느덧 데뷔 30년 차. 솜털 보송보송한 소년은 어느새 중후함이 물씬한 중년이 됐지만 음색은 더 깊어졌고, 음악에 대한 신념은 더 확고해졌다. 그리고 '복면가왕' 연예인 판정단 이윤석 씨의 말처럼 30년 만에 '가창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에서도 벗어났다.
이날 김승진의 무대를 본 그때 그 시절 소녀팬들은, 김승진파와 박혜성파 불문하고 한 목소리로 물었다. "'경아' 박혜성 씨는 '복면가왕'에 안 나오나요?"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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