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8월24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소집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당시 레버쿠젠에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던 손흥민을 언급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손흥민이 몸이 안 좋아 최근에 못 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대표팀이 자신의 집이라 생각하고 돌아와 편안하게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자신감을 갖고 복귀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바빴다. 축구장 안이 아닌 밖에서 더 바빴다. 시즌 초반 레버쿠젠에서는 결장하거나 중도 교체될 때가 많았다. 이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이적 절차를 밟으면서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손흥민도 자신의 컨디션을 의식했다. 대표팀 소집 첫 날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 초반이지만 경기를 많이 못 뛴 부분이 없잖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몸 상태는 상당히 좋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모든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홈 2차전에서 3골을 몰아넣으며 8-0 대승을 견인했다.
손흥민은 경기 전까지만 해도 수비에 '올인'할 라오스의 전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런 상대를 맞아 더 힘든 경기를 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득점보다는 승점 3점을 목표로 삼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전반과 후반 각각 한 차례씩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라오스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후반 막판에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또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차례 대표팀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손흥민은 8일 레바논 원정에 불참한다. 국내에 남아 토트넘 이적 절차를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슈틸리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가 배려했다. 손흥민은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해 뛰었다.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 예선 첫 경기이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다짐도 빛을 발했다.
밀집 수비를 만나 고전한 대표팀 공격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달랐다. 손흥민은 약체를 상대로도 변함없는 기량을 발휘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입증했다.
또 이날 활약과 대표팀의 배려는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앞둔 손흥민으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화성=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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