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 메이저리그에 윌리 메이스라는 선수가 있었다. 호타준족이었다.
23년 동안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며 3할이 넘는 통산타율에 660개의 홈런과 338개의 도루를 남겼다.
아직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레전드로 기억되며 그의 등번호는 이후 어느 선수도 다시 쓸 수 없었다.
윌리 메이스가 유명한 것은 그의 수비능력 때문이었다. 오죽하면 별명이 '더 캐치(The catch)'였을까. 그의 놀라운 중견수 수비는 아직까지 전설로 남아있을 정도다.
그러나, 윌리 메이스 말년의 오점은 바로 수비 때문이었으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1973년 월드시리즈에서 윌리 메이스는 평범한 외야 플라이를 놓치고 만다. 당시 그의 나이는 43살이었다.
그는 이미 퇴물에 접어들었고 경기력이 형편없을 정도로 떨어져 있었다. 더 이상 더 캐치(The catch)가 아니었다.
윌리 메이스는 은퇴 여론이 많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경기출장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고집을 부렸다.
그는 이미 20년 몸담은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뉴욕메츠 선수가 돼있었고 친정팀을 상대로 한 월드시리즈에서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윌리 메이스가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는 광경을 바라보는 팬들의 심정은 비통하고 참담했다.
친정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며 윌리 메이스는 바로 은퇴했다.
◇ "박수칠 때 떠나라" 타이거 우즈

골프황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프로선수, 실력에서나 마케팅에서 골프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다.
그런 타이거우즈가 지난 2009년 스캔들이 터진 이후 나락으로 빠지더니 헤어날 줄을 모른다.
급기야 미국언론들이 연일 우즈를 향해 "더 이상 추한모습 보이지 말고 은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얘기다.
미국 언론들은 "윌리 메이스의 비극은 한번으로 충분하다"며 타이거 우즈의 은퇴를 촉구했다.
우즈는 올해 들어 8개 대회에 나와 3번 컷 탈락, 한번은 기권했다. 마스터스 대회 때 17위가 최고 성적이다.
주말골퍼 수준인 80대 타수도 자주 나온다. 최근 끝난 브리티시 오픈에서는 사실상 꼴찌인 151위로 컷 통과도 못했다.
한국 나이로 41살인 우즈는 부상에다 재활하느라 연습량이 부족해서 제실력이 안나온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
그러나, 프로 선수에게는 그것도 실력에 포함된다. 미국 언론들이 그를 아름답게 기억하기 위해 아름다운 퇴장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즈는 은퇴할 생각이 없다. "나는 시니어 투어에 가기에는 아직 너무 젊다"라고 말했다.
팬들은 우즈가 이전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는 한 9년을 더 우즈의 형편없는 경기를 참담한 심정으로 볼 수도 있다.
◇ 메이저리거 백차승은 반면교사
미국 메이저리그에 백차승 선수가 있었다. 최동원과 양상문·박동희·염종석을 이어 부산출신 에이스 계보를 이을 것으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그가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할 때만 해도 잠재력 만큼은 박찬호를 능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자리잡기 위해 귀국을 차일피일 미루며 군대를 회피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몸관리를 위해 국가대표 경기에서 태업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까지 받았다.
백차승은 끝내 미국 시민권을 얻었고 군 입대를 사실상 거부했다. 국내에서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이후 부상까지 겹쳐 메이저리그 무대에는 몇 번 서지도 못했다.
따가운 여론 때문에 다른 선수들처럼 국내야구로 돌아올 수도 없었고 일본과 대만, 호주 등지를 떠돌고 있다. 프로야구계의 스티브유(가수 유승준)가 된 것이다.
◇ 결국 군 입대를 결정한 배상문

그동안 그는 PGA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최경주 이후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전도가 유망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 역시 군 입대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병무청의 입대영장을 외면한 채 PGA투어를 계속 누볐다.
축구선수 박주영처럼 해외에서 오래 활동하고 있는 자신에게도 병역혜택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병무청은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비례와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배상문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그러자, 국외여행기간 연기를 이어가며 입대를 미뤘고 소송까지 냈지만 22일 패소했다.
고민 끝에 배상문은 입대를 결정했다. 백차승과는 다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골프를 계속하기 위해 골프를 잠시 접기로 한 것이다.
한국인에게 병역기피 문제는 음주운전이나 도박, 간통 등 그 어떤 사생활 문제보다 엄격하다. 한국남성들은 병역이라는 통과의례에 열외를 허용하지 않는다.
골프를 그만두라는 눈총에도 그만두지 못하는 타이거 우즈와 골프를 계속하기 위해 골프를 그만두는 두 남자의 선택이 흥미롭다.CBS노컷뉴스 김규완 기자 kgw242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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