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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의 마니아썰]골프와 섹스, 그리고 도박

2015-07-14 13:21

[김세영의 마니아썰]골프와 섹스, 그리고 도박
섹스와 도박.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단어다.

동물 중 인간만이 거의 유일하게 유희를 위해 섹스를 즐긴다. 사춘기에 접어든 남자는 왕성한 호르몬으로 인해 머릿속이 온통 섹스로 가득 차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젓가락 들 힘만 있어도 여자를 탐한다 했다.

도박의 카타르시스도 섹스 못지않다. 마지막 패를 젖힐 때의, 소위 ‘쪼는 맛’의 클라이맥스는 사람들을 도박에서 쉽사리 빠져 나오지 못하도록 옭아맨다. 오죽했으면 마누라 팬티까지 팔아먹는다고 했을까. 영화 ‘타짜’에서는 손목을 건 승부를 벌인다. 기자 주변에도 도박으로 인해 패가망신한 사람이 몇 있다. 누구는 도박판에서 죽임을 당했으며, 누구는 도박으로 인해 이혼을 했고, 누구는 여전히 도박판에서 꽁지(뒷돈)을 대주고 있다.

얼마 전 지구촌 골프계의 시선은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에게 집중됐다. 미국의 연예 전문 매체는 우즈가 새로운 상대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전했고, 미켈슨에게는 거액의 도박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야 이미 수년 전 만천하에 드러나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대상이 투어 동료인 제이슨 더프너의 전처라는 게 문제였다. 우즈는 2009년 스캔들이 터진 이후 섹스 중독증으로 인해 한동안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우즈는 어린 시절 지독한 인종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백인 친구들의 놀림 대상이었고, 나무에 묶인 일까지 있다. 심리적인 충격과 압박에 장시간 노출된 정신적 후유증이 섹스를 통해 분출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즈의 파트너들이 모두 백인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그가 백인 여성들을 상대로 보복 행위를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 골퍼 필 미켈슨은 대표적인 ‘가정남’이다. 하지만 그는 소문난 ‘내기꾼’이기도 하다. 2001년 월드골프챔피언십 NEC 인비테이셔널 당시 짐 퓨릭과 타이거 우즈의 연장전 승패를 놓고 투어 동료인 마이크 위어와 내기를 했다가 벌금 500달러를 냈고, 앞서 2000년에는 미국프로풋볼(NFL) 시즌 개막에 앞서 슈퍼볼 결과를 놓고 내기를 걸어 무려 56만 달러의 부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한번은 마크 캘커베키아와 내기를 했는데 처음 홀 당 500달러이던 내기가 마지막 홀에서는 8000달러까지 불어났다고 한다. 이번에는 미켈슨이 275만 달러를 불법 스포츠 도박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자의 경우는 어떨까.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한국명 김초롱)은 2010년 자신의 투어 얘기를 담은 책 ‘김초롱의 스윙’(원제 Swinging from my heels)을 통해 “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 10%는 레즈비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우리가 토너먼트 라운드 중에 섹스에 대해 얼마나 많이 얘기를 나누는지 팬들이 안다면 충격 받을 것”이라며 “다른 선수들의 스윙이나 코스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줄곧 섹스에 대해 외설적인 잡담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우즈의 경우처럼 개인적인 성장 배경을 떠나 프로 골퍼들은 각종 유혹이 빠지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다. 얼마 전 국내 남자 프로 골퍼 A에게 섹스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국내도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았을 뿐 경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잠자리로 푸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술과 담배로 스트레스를 풀지만 그렇지 못하는 젊은 운동선수들의 경우에는 섹스가 일종의 해방구가 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프로 골프 대회는 공인된 도박이나 다름없다. 과거 귀족들은 프로 골퍼들을 일대일 매치플레이로 맞붙인 뒤 거액의 판돈을 내걸었다. 총상금을 걸어놓고 성적에 따라 돈을 배분하는 현대의 대회에서는 귀족이 아닌 프로 골퍼들이 그 돈을 몽땅 가져간다.

골프의 이런 속성 탓인지 프로 골퍼들은 평소 내기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골퍼 B는 “선배들과의 내기 골프가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의 중압감을 미리 경험하게 해 실제 우승을 할 때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전 세계 투어 중 가장 많은 돈이 몰리는 곳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다. 젊고 돈 많은 선수들이 넘친다. 그들을 유혹하려는 여성들은 대회장 주변을 기웃거린다. 집을 떠나 투어 생활을 하는 젊은 선수들은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골프와 섹스, 그리고 도박의 문제는 자기 절제다. 내기 골프는 상식 수준의 판돈이냐 아니냐에 따라 도박과 재미로 구별된다(금액의 적고 많음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이어서 논쟁의 여지가 있다). 섹스는 횟수가 아니라 대상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그런데 힘들다. 19세기 아편전쟁의 아픔을 겪은 중국이 골프를 ‘녹색 아편’이라 규정하는 것도 그래서 이해가 된다.

김세영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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