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마을 어르신들은 자식들을 뭍으로 보내고 외롭게 살아간다. 권 씨는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어르신들에게 말동무가 되어 준다. 몸이 아픈 분들을 위해 직접 무거운 짐을 날라주기도 한다. 바쁠 때 소일거리까지 도와주는 권 씨는 섬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존재다.
권 씨가 오가는 섬 중 승봉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 애틋하다. 나물을 캐서 내다 파는 아주머니 한 분이 팔고 남은 고사리 여섯 상자를 정성껏 삶고 데쳐서 권 씨에게 건넨다. 친철을 베푸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4년 전, 승봉도에 주차해둔 권 씨의 트럭에 불이 붙은 적이 있다. 권 씨는, 주민들이 사는 곳까지 불이 옮겨 붙을세라 불타는 트럭에 올라탄 후 재빨리 바다로 뛰어들었다.
권 씨는 목숨은 건졌지만 전 재산을 잃고 빚까지 졌다. 실의에 빠진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섬사람들이었다. 섬사람들은 쉬고 있던 그에게 '다시 장사를 해보라'며 용기를 북돋웠고, 돈을 보태주기도 했다. 권 씨는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 덕에 다시 만물트럭을 끌고 섬을 달릴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승봉도에서 갈수록 벌이가 시원찮다. 주문이 줄어든 이유를 알고 난 후 권 씨는 장사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새로운 만물트럭이 섬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권 씨는 야속한 마음에 다른 트럭에서 물건을 산 할머니에게 소리를 지른다. 과연 권 씨와 주민들이 화해하고, 만물트럭은 다시 섬을 달릴 수 있을까.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권 씨네 만물트럭은 7일 오후 10시45분 EBS에서 방송된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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