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전에 세운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외신은 한국이 이미 기대치를 넘어섰다고 평가했지만 반대로 보면 이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한국 여자축구다. 도전만이 남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 새벽 5시(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세계 랭킹 3위의 강호 프랑스다.
프랑스는 유럽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거뒀고 54골-3실점이라는 믿을 수 없는 골득실을 남겼다.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을 노리는 팀이자 우승후보다.
프랑스는 F조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었다. 프랑스는 대회 1차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눌렀지만 2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2로 졌다. 여자월드컵 역사에 남을만한 이변이라는 평가가 내려진 경기다.
그러나 프랑스는 멕시코와의 최종전에서 5-0 대승을 거둬 우승후보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한국의 세계 랭킹은 18위. 객관적인 전력에서 프랑스가 한국보다 크게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축구 저변에서도 차이가 크다. 프랑스 내 여자축구 선수는 8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2천명이 채 안된다.
하지만 프랑스는 콜롬비아에게 완패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주장 웬디 르나르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대를 존중할 것이다. 자료를 보면 누구나 우리가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경기장에서는 아무 것도 보장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19분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콜롬비아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후반 추가시간에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볼 점유율 60%-40%, 슈팅수 21개-3개라는 압도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0-2로 졌다.
프랑스에게 콜롬비아전은 좋은 교훈이 됐다. 프랑스는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경기 시작 34초 만에 골을 넣었고 결국 대승을 거뒀다.
프랑스가 한국과의 16강전을 앞두고 이미 한 차례 '업셋(upset)'을 경험하면서 상대의 방심을 바라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 그러나 부담감이 큰 것만큼은 사실이다.
프랑스 선수 중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넣은 6골 중 3골을 책임진 미드필더 유지니 르 솜머가 경계대상 1순위다. 161cm로 작은 체구지만 A매치 108경기에서 47골을 넣은 특급 골잡이다.
한국은 전력 손실을 안고 16강전에 나선다. 조별리그에서 활약한 중앙 수비수 황보람이 경고 누적으로 인해 프랑스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면서 태극낭자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지소연과 주장 조소현이 버티는 미드필더진은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게다가 올림픽 스타디움은 한국이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렀던 장소다. 이번 대회 유일한 돔구장이기도 하다.
프랑스는 콜롬비아, 멕시코전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부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돔구장 적응은 쉽지 않다. 한국이 그 이점을 활용해 상대의 빈 틈을 노려 기선을 제압한다면 경기는 모른다.
한국은 12년 전 미국 대회 조별리그에서 프랑스에 0-1로 패한 바 있다. 프랑스는 다음 대회인 2019년 여자월드컵 개최국이다. 공교롭게도 유치 경쟁에서 패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프랑스와의 16강전은 한국 여자축구에게 있어 의미가 큰 경기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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