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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자격'은 막장 드라마인가…'설전'

MBC 장근수 드라마본부장 VS 이금림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2015-05-20 08:16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제공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제공
지난 1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저품격 드라마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관한 토론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방송비평학회 공동 주관)에서 MBC 장근수 드라마본부장과 이금림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이 설전을 벌였다.

장근수 본부장은 "소위 막장 드라마의 특징은 개연성 부족인데, 현재 개연성에 관한 논의는 너무 형식논리에 치우쳐 있다. 논의의 방점은 내용이 시청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면서 "시청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아내의 불륜을 정면으로 다룬 '아내의 자격'(JTBC), '밀회'(JTBC), 고등학생의 임신과 갑들의 불륜을 다룬 '풍문으로 들었소'(SBS) 등을 최고 막장 드라마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금림 이사장은 "'아내의 자격'에 막장 코드가 있는 건 맞지만 해당 작품은 작가의 섬세한 문장력과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수작"이라며 "형수와 시동생의 불륜이 나오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막장은 아니지 않느냐. 단순히 소재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막장 드라마가 양산되는 원인에 관해서도 대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장 본부장은 "과거보다 드라마의 광고 판매가 현저히 줄어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방송된 MBC의 두 일일극 같은 경우, 광고 판매가 제작비의 7%, 13% 수준에 머물렀다.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가 막장 드라마 양산에 일조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생의 비밀은 식상한 소재라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가급적 배제하려고 하지만 작가가 쓰기 원한다면 의견을 존중해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막장 드라마는 욕하면서 본다는 얘기가 있다. 방송사는 시청률을 올려야 하고, 작가들 역시 되도록 많은 시청자를 TV로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막장 드라마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한다"고 반성하면서 "막장 드라마도 광고 판매가 7%, 13%밖에 안 된다면 왜 굳이 시청자에게 욕을 먹으면서 막장 드라마를 만드는지 모르겠다. 편성권을 가진 방송사가 광고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작가가 방송사,제작사와 갑을관계에 놓여있는 국내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 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막장 드라마의 대모로 불리는 모 작가의 경우, 단막극으로 데뷔했지만 데뷔하자 마자 지상파 3사의 단막극이 모두 폐지됐다. 이후 자극적인 내용의 대본을 썼고, 시청률 40%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그 작가는 다시 좋은 작품을 쓰고 싶어했지만 방송사에서 막장 드라마만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방송작가는 외국 작가와 달리 작가가 감독과 방송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사와 제작사에 종속되어 있다. 때문에 작품성이나 작가의 정신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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