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골프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스포츠, 또 다른 하나는 ‘부자들의 놀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하면 국위 선양을 했다며 박수를 보내지만,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이 부적절한 라운드를 했을 때는 골프를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얼마 전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정기 총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했다. 정부의 골프 정책이 여전히 모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골프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게 골자다. 협회는 또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골프를 속죄양으로 삼고 골프 치는 사람을 죄인처럼 여기는 현실은 모순”이라고 했다.
그들의 주장처럼 ‘골프 치는 사람을 죄인처럼 여기는 현실’은 고위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라운드와도 맞물린다. 그런 의미에서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이 참고할 만한 골프 십계명에 대해 알아본다.

▲사회 이슈에 주목하라=현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가 뭔지 파악하고 골프와의 관계도 따져봐야 한다. 이번 홍준표 경남지사의 경우가 그렇다.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이 사회 이슈로 떠오른 시점에 라운드를 했다. “아이들 밥은 굶기면서 골프는 치느냐”는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공식 일정을 마친 후 비공식 비즈니스로 내가 접대했다”고 항변한 들 이미 덫에 걸렸다. 군 관계자라면 북한 핵이나 미사일 등이 이슈로 떠올랐을 때 라운드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기상청 예보에 귀 기울여라=웬 기상청 예보인가도 할 수 있다. 다름 아닌 여름철 태풍 등 재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다. 관내 지역에 자연재해 발생이 예상되는데도 책임자가 라운드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정권 초기, 인사철에 몸조심하라=정권이 바뀌면 여러 자리가 물갈이 된다. 자리는 한정돼 있고, 줄을 서는 사람은 많은 법이다. 누군가는 떠나야 한다. 정권 수뇌부는 공직 기강도 잡으려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권 초기에는 감찰 강도가 강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각별히 몸조심해야 한다.
▲근무 시간은 반드시 피하라=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야 평일 라운드도 때에 따라서는 근무일 수 있다. 하지만 공직자는 그렇지 않다. 평일 라운드는 공무원 직무 규정에 위반된다. 최근 창원의 한 공무원도 평일에 골프연습을 한 게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민원인은 파트너가 아니다=종종 민원인과의 라운드로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건 누가 봐도 접대 골프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야 비즈니스 파트너와 라운드를 하면서 여러 가지 협상을 맺을 수도 있지만 공무원은 사업가가 아니다. 민원인과는 만남은 사무실로 족하다.
▲가급적 관내, 사고 터지면 즉시 복귀=정기 휴가를 얻어 멀리 해외나 제주도 등으로 골프 여행을 떠나는 건 좋다. 하지만 주말에는 가급적이면 관내의 골프장을 이용하는 게 좋다. 자연재해나 대형사고 등이 떠졌을 때 빨리 복귀하기 위해서다. 사고 보고를 받으면 즉각 라운드를 중단하고 수습에 나서야 한다. 남은 라운드를 이어가다 패가망신하는 수가 있다.
▲변명은 더 큰 화를 부른다=부적절한 라운드로 인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면 변명보다는 “처신을 잘못 했다”며 사과하는 게 급선무다. 변명으로 일관하면 더 큰 악재가 터져 나오는 걸 많은 선배들이 경험으로 알려주고 있다.
▲더치페이가 기본이다=그린피는 지역, 골프장, 요일 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10~20만원 사이다. 최소한 접대 골프라는 낙인이라도 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그린피는 스스로 내야 한다. 그동안의 명예와 현재의 월급을 생각하면 가히 큰 금액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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