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베테랑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는 22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해 40초 만에 퇴장당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마틴 앳킨슨 주심은 38초 만에 레드 카드를 꺼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북미메이저리그사커(MLS) LA 갤럭시에 합류하는 만큼 자신이 출전하는 마지막 ‘노스 웨스트 더비’였던 이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애덤 랄라나와 교체 출전한 제라드는 자신을 향해 태클을 시도한 맨유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의 정강이를 밟는 반칙을 했다. 주심은 제라드에게 경고 없이 즉시 퇴장을 명령했다.
앞서 후안 마타를 향한 거친 태클에도 주심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던 만큼 에레라의 오른쪽 정강이를 밟는 제라드의 반칙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퇴장이 주어졌다. 태클이 깊었던 에레라가 경고를 받는 것도 당연했다.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출전 역사상 6번째 퇴장을 당한 제라드는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주심의 결정이 옳았다. 동료와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모든 것이 내 책임”이라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나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상대의 태클과 이후 동작에서 축구화 스터드를 보고 잘못된 반응을 한 것 같다”면서 “동료와 팬들에게 사과하는 것 말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브랜던 로저스 감독 역시 "제라드는 우리 팀의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훌륭한 주장이지만 이번 행동은 옳지 않았다“면서 “전반전을 보면서 혼란스러웠던 듯하다. 그는 모두에게 사과했다”고 예상치 못한 퇴장에 대해 설명했다.
제라드의 예상치 못한 퇴장에 5위 리버풀은 4위 맨유에 1-2로 무릎을 꿇었고, 두 팀의 격차는 승점 5점으로 벌어졌다. 두 팀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경쟁하는 상황에서 5점은 상당히 큰 점수차다.
이 경기를 현지에서 해설한 맨유 수비수 출신 게리 네빌은 “제라드는 단순히 한 명 이상의 존재”라며 “마타를 향한 태클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그의 행동은 미친 짓이었다. 제라드는 풍부한 경험을 가졌지만 가끔 너무 감정적으로 경기한다”고 말했다.
과거 제라드와 리버풀에서 함께 활약했던 수비수 출신 해설자 제이미 캐러거 역시 “광기가 가득했던 순간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벤치에 앉아있는 동안 ‘왜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실망스러웠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제라드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아스널 공격수 출신 해설자 티에리 앙리 역시 “제라드가 다소 화가 난 듯했다. 그는 팀을 위기로 밀어 넣었다”고 순간의 화를 억누르지 못한 그의 행동을 아쉬워했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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