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농구'의 향연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팀의 에이스들만이 아니다.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내는 조연들이 소금이 돼 잔치를 더 맛깔나게 한다. 화려한 공격보다 드러나지 않는 수비에서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다.
20일에는 LG 양우섭(30 · 185cm)이었다. 모비스와 4강 PO 2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양동근(34 · 181cm)을 밀착 수비로 막아내 75-69 승리의 주춧돌을 놨다.
이날 양우섭은 2점 3도움에 그쳤다. 그러나 양동근도 14점 4도움에 머물렀다. 1차전에서 양동근은 무려 28점(5도움)을 쏟아부었다. LG가 71-86으로 대패한 원인이었다. 특히 양동근은 1차전 1쿼터만 14점으로 LG를 맹폭, 15점 차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를 수비한 LG 김시래는 그야말로 '영혼까지' 털렸다.
그런 양동근의 득점력을 2차전에 절반으로 떨꾼 것이다. 양동근은 2차전 3쿼터까지 4점에 머물렀다. 양동근도 4쿼터에서 10점을 집중시키며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임을 입증했지만 LG가 3쿼터까지 승기를 가져가 접전 끝에 웃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김시래가 10점 9도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양우섭이 수비 부담을 줄여줬기 때문이다.
경기 후 김진 LG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양우섭이 1차전과 달리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 믿음에 보답했다"면서 "양동근을 완벽하게 잡을 수는 없지만 50%는 바라지도 않고 30% 정도만 해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해줬다"고 강조했다.
▲주태수-차바위, 전담 수비-리바운드 '궂은 일'

이날 주태수는 14분11초만 뛰었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체력 조건이 월등한 상대 데이비드 사이먼(204cm)의 골밑 활약을 극력 저지했다.
사이먼은 이날 19점 11리바운드를 올렸다. 3쿼터에는 통쾌한 덩크슛 등 무려 11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주태수 등 전자랜드의 벌떼 수비에 지쳐 4쿼터 제대로 뛰지 못했다. 동부는 사이먼을 4쿼터 초반까지 뛰게 해 역전한 분위기를 이어가려 했지만 힘들어서 잠시 쉬겠다는 선수를 내보내지 못했다.
결국 전자랜드는 4쿼터 역전을 일궈낼 수 있었다. 주태수는 리카르드 포웰에게 환상적인 앨리업 패스를 연결하는 등 하이로 게임으로 도움도 2개를 올렸다. 경기 후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주태수가 포웰에 대한 시간 분배를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주태수는 당초 전자랜드가 키가 작은 포웰(196cm)을 쓸 수 있는 이유였다. 포웰의 공격력을 이용하는 대신 상대 장신 외인 수비는 주태수가 해줬다. 2012-13시즌 절대적 역할을 해줬다. 최근 두 시즌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그래도 중요한 PO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전자랜드는 차바위라는 소금이 또 있다. SK와 6강 PO에서 골밑에서 분전하며 3연승에 힘을 보탠 차바위는 동부와 1차전에서도 9점 6리바운드를 올렸다. KBL이 뽑은 이날 경기 국내 선수 공헌도 1위였다. 상위 팀들과 대결을 대등하게 만들고 봄 농구를 즐기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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