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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양궁농구' 오리온스, 신궁(神弓) 탄생의 조건

2015-03-09 10:11

'우리가살아나야한다'오리온스는8일LG와6강플레이오프1차전에서3점슛이기대만큼받쳐주지못하면서대패를안았다.사진은오리온스의외곽포를책임지는이승현,허일영,리오라이온스.(왼쪽부터,자료사진=KBL)
'우리가살아나야한다'오리온스는8일LG와6강플레이오프1차전에서3점슛이기대만큼받쳐주지못하면서대패를안았다.사진은오리온스의외곽포를책임지는이승현,허일영,리오라이온스.(왼쪽부터,자료사진=KBL)
최근 프로농구에는 남녀 공히 '양궁 농구'라는 말이 유행한다. 3점포가 빼어난 팀을 양궁에 빗댄 표현이다.

활 시위를 떠난 살이 장거리를 날아와 과녁에 박히는 양궁과 농구에서 가장 먼 거리의 3점슛이 비슷해 생긴 유행어일 테다. 제대로 박힐 경우 상대 심장에도 비수를 꽂는 듯한 위력과 효과도 아마 유사할 것이다.

남자(KBL)에서는 오리온스, 여자(WKBL)에서는 국민은행이 여기에 해당된다. 모두 올 시즌 정규리그 3점슛 성공 1위로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오리온스는 39.4%의 성공률이 경기당 7.7개의 3점포를 꽂았다. 국민은행도 성공률은 29%로 다소 낮았으나 평균 7개 꼴(6.9개)로 외곽포가 터졌다. 이들이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조준이 빗나가면 속절없이 경기를 내주는 것도 양궁과 3점슛의 공통점이다. 둘 다 원 안에 넣을수록 점수도 더 높고, 승리의 지름길을 닦지만 중심에서 벗어날수록 승리도 멀어진다.

▲오리온스, 후반 3점 뚝 '1차전 패인'
오리온스가 그랬다. 8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LG와 6강 PO 1차전에서 오리온스는 62-82 대패를 안았다. 상대 가드 김시래가 개인 PO 최다 21점(5리바운드)을 몰아치는 맹활약 등 다른 요인도 있었지만 오리온스의 장기가 발휘되지 못했다.

이날 오리온스는 3점슛 성공률이 32%에 머물렀다. 시즌 평균은 물론 LG와 상대전 성공률 50.5%에 크게 못 미쳤다. LG와 정규리그 6경기에서 53개, 9개 꼴이던 3점 성공도 7개로 조금 줄었다.(그럼에도 강양택 LG 코치는 "그래도 7개나 들어갔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일영,조금만더힘내라고'오리온스선수들이8일LG와6강PO1차전에서경기가잘풀리지않자얘기를나누는모습.(자료사진=KBL)
'일영,조금만더힘내라고'오리온스선수들이8일LG와6강PO1차전에서경기가잘풀리지않자얘기를나누는모습.(자료사진=KBL)
전반에는 40% 성공률로 그래도 대등하게 경기를 끌어갔다. 10개 중 4개를 성공시킨 오리온스는 34-38로 전반을 마쳐 후반을 도모해볼 만했다. 그러나 후반에는 12개 중 겨우 3개만 넣으며 성공률이 25%로 떨어졌다. 추격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사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경기 전 3점슛에 대한 기대를 별로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추 감독은 "우리가 3점슛이 좋은 것은 맞지만 거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운에 기대는 것과 같다"면서 "일단 상대가 잘 하는 것을 못 하게 수비를 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기 후에는 3점슛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추 감독은 "원래 우리 팀은 3, 4쿼터에 3점슛이 양산되는데 오늘은 그러지 못 했다"면서 "후반에 이승현과 허일영 등 포워드들의 체력이 떨어진 게 컸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체력과 골밑이 받쳐줘야 3점도 들어가지"
오리온스의 최대 무기는 여전히 3점슛이다. 올 시즌 평균 득점 78.1점의 30% 가까운 23.1점을 외곽에서 책임져줬다. 20%가 간신히 넘는 LG(평균 80.1점, 3점슛 16.2점)와 비교하면 꽤 큰 차이다.

LG의 속공에 맞서기 위해서는 오리온스의 궁사들이 힘을 내야 한다. 3점슛과 성공률 1위 허일영(평균 1.8개, 50%)과 2위 리오 라이온스(1.78개), 이승현(42.9%) 등이다. 1차전에서는 허일영이 5개 중 3개, 이승현이 2개 중 1개를 넣었지만 라이온스는 4개가 모두 빗나갔다. 7개를 넣었다지만 3, 4쿼터 승부처에서 3개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안되면빼주삼'오리온스라이온스(가운데)가6일LG와6강플레이오프1차전에서상대데이본제퍼슨에게블록슛을당하는모습.(자료사진=KBL)
'안되면빼주삼'오리온스라이온스(가운데)가6일LG와6강플레이오프1차전에서상대데이본제퍼슨에게블록슛을당하는모습.(자료사진=KBL)
추 감독은 "3점슛이 살아나려면 골밑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리온스 역시 3점슛이 공격의 제 1옵션은 아니다. 확률 높은 골밑을 먼저 공략한 뒤 수비가 집중되면 파생되는 공격이 3점이다. 추 감독은 "오늘은 골밑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다소 무리를 하느라 외곽으로 패스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라이온스는 2점슛 15개 중 5개만 들어갔다. 올 시즌 자신의 3점슛률(34.66%)보다 낮았다. 무리하게 골밑을 파고들다 미스가 많았다. 트로이 길렌워터도 2점슛이 45%(11개 중 5개)로 시즌 평균(53.2%)를 밑돌았다.

국민은행 홍아란은 지난 6일 삼성과 원정 승리 뒤 다시금 양궁 농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3점슛 6개 중 4개를 꽂았고, 팀도 10개를 적중시켜 낙승을 거둔 때였다. 홍아란은 "들어가면 이기고 아니면 지는 양궁 농구라고들 하는데 어차피 이게 우리의 장점이기 때문에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한번 해보고 안 되면 돌파든 골밑이든 방법을 찾아나가면 되고, 그러다 보면 3점도 들어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른바 '양궁 농구'는 치명적인 매력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꽂히면 이기고 빗나가면 위기다.

그러나 명중률을 유지하는 조건은 분명히 있다. 추 감독의 말대로 체력과 골밑이 받쳐줘야 한다. 양궁도 다리에 힘이 풀리면, 시위를 제대로 당길 체력이 없다면 과녁은 언감생심일 터. 오리온스가 신궁(神弓)의 조건을 채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창원=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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