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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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

2015-03-08 16:31

▲박인비.사진
▲박인비.사진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박인비(27․KB금융그룹)의 플레이는 화려하지 않다. 스윙 폼도 정석과는 거리가 있다. 박인비의 가장 큰 무기는 정확성과 뛰어난 퍼팅 능력이다. 쉽게 타수를 잃지 않는다.

박인비는 자신의 장기를 그대로 살려 8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첫날부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데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압도해 더욱 의미가 컸다.

박인비는 시즌이 개막하면서 리디아 고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조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월 LPGA 투어 개막전이었던 코츠챔피언십 당시 박인비를 두 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다.

박인비는 당시 “대회를 거듭하면서 서서히 기량을 끌어 올리겠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지난해 결혼을 한 데다 예년보다 개막전이 일찍 열린 까닭에 동계훈련을 제대로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LPGA 개막전은 지난해까지 바하마 클래식이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일주일 앞서 코츠챔피언십이 열렸다.

그의 말처럼 박인비는 개막전 1~2라운드에서 부진했지만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려 최종일 공동 13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후 바하마 클래식 공동 5위, 지난주 혼다 타일랜드 공동 7위 등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실전 감각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박인비는 평소 많은 버디보다는 ‘보기 없는 라운드’에 큰 의미를 둔다. 이번 HSBC 챔피언스에서도 박인비는 줄곧 “보기 없이 라운드를 한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4라운드 동안 단 한 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았다. 혼다 타일랜드 4라운드까지 포함하면 ‘90홀 무보기’ 라운드다.

암살자의 첫째 조건은 평범함이다. 하지만 목표를 정하면 소리 없이 정확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 멋진 스윙 폼, 화려한 스코어, 포효하는 모습…. 박인비와는 확실히 거리가 먼 단어들이다. 그럼에도 박인비는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목표를 제압한다. ‘침묵의 암살자’는 우리 곁에 다시 돌아왔다.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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