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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인들의 호소 "삼성중공업 해체, 제발 중단해달라"

2015-01-06 15:17

(자료사진=대한럭비협회)
(자료사진=대한럭비협회)
"꿈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서울사대부고 2학년으로 럭비 선수가 된 지 5년째인 조민기는 최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었다. 바로 삼성중공업 럭비단의 해체설이다. 만약 해체가 될 경우 국내 실업팀은 2개(국군체육부대 제외)로 줄어든다. 자칫 한국전력, 포스코건설 등 나머지 실업팀에도 연쇄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실업팀에 입단해 2019년 럭비 월드컵,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는 어린 럭비 선수들의 꿈도 사라질 위기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등 사실상 해체가 유력하다.

결국 럭비인들이 뭉쳤다.

대한럭비협회를 비롯해 수도권에 위치한 실업팀, 대학팀, 고교팀 선수 및 코칭스태프는 6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호소문을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의 해체를 중단해달라는 호소문이었다.

협회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원종천 부회장은 "한국 럭비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부활의 기점에 있다. 열악한 현실과 싸워온 럭비 선수들의 투지를 응원해주길 호소한다"고 말했고, 지도자 대표로 참가한 정삼영 15인제 국가대표 감독도 "어린 선수들의 꿈이 버려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모교에서 럭비 선수로 활동하는 조민기는 "내 미래에는 삼성중공업 입단과 더불어 2020년 도쿄올림픽 입상 등 여러 그림이 그려져 있다"면서 "소문이 사실이라 해체가 된다면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에게는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삼성중공업은 한국 럭비의 역사다. 1995년 창단해 1996년부터 전국체전을 10연패했다. 1999년에는 백상체육대상을 받았고,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7인제, 15인제 2연패의 주역들이 삼성중공업 소속이었다. 당시 15인제에서는 30~40%, 7인제에서는 80~90%가 삼성중공업 선수들이었다.

현재 럭비 대표팀에서도 7인제 주장인 윤태일을 비롯해 송병호, 박노훈 등이 활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중공업 출신 지도자들도 많다. 서천오 상무 감독을 비롯해 용환명 여자대표팀 감독과 이진욱 코치, 박창민 청소년 대표팀 코치가 모두 삼성중공업 출신이다. 많은 꿈나무들이 삼성중공업 입단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럭비는 이건희 회장이 아끼던 종목이다. 이건희 회장은 럭비와 야구, 골프를 3대 스포츠로 꼽고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에서는 조선업 경기가 좋지 않아 해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럭비협회 관계자는 "12월말 삼성중공업 내부 움직임을 포착했다. 질의를 해도 긍정, 부정 어떤 대답도 없다"면서 "비공식적 확인으로는 조선업 경기가 좋지 않아 경비 절감 차원에서 해체를 논의한다고 들었다. 비인기 종목으로 20년간 있을 때도 묵묵히 지원했던 삼성이었는데…"라고 설명했다.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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