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41) 신임 감독의 출사표는 비교적 담담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가시가 있었다. 울산을 모두가 두려워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도 두려움을 야기시키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환 감독은 3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울산 취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조직적인 축구를 앞세워 빠른 시일 안에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J리그 팀들과 협상을 하다가 울산의 제안을 받고 K리그행을 결정했다는 윤정환 감독은 "조직적인 축구를 하겠다. 공수에서 균형이 맞는 팀을 만들고 싶다. 팬들이 보고 감동받을 수 있는 재밌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정환 감독은 울산의 전통에 대해 무한한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예전부터 거칠고 힘있는 팀이라고 느껴왔다"며 "현대 축구는 기술만 갖고 공을 차지 않는다. 체력과 판단력, 스피드가 중요하다. 내가 지금껏 해왔던 축구다. 그게 울산과 맞지 않나 생각한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공격에서는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할 수 있는 선수들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정환 감독이 K리그 무대에 등장하면서 과거 올림픽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최용수 FC서울 감독을 비롯해 황선홍 포항 감독, 서정원 수원 감독 등 현역 시절 함께 땀을 흘렸던 선배들과의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윤정환 감독은 도전을 즐기겠다는 자세다.
그는 "일본에 있는동안 선배들의 활약을 보고 들었다. 대단한 것 같다"면서도 "제가 들어오면서 이제 선배들이 저를 더 무서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이라 어떤 축구를 할지 어떻게 팀을 이끌어나갈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더 강하게 만들어서 모든 팀들이 무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윤정환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과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꾀돌이', '최고의 테크니션' 등으로 불렸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 등에서도 활약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일본 J리그 사간도스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1부리그로 승격시키는 등 놀라운 업적을 달성해왔다.
김광국 단장은 "젊은 감독의 열정과 신선함으로 울산이 다음 시즌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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