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을 연고로 하는 프로 스포츠 4개 구단이 비슷한 시각에 동시에 홈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선택지가 2개여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 3개 구장에서 동시에 경기가 열리다 보니 어느 경기장에서 '직관'할 것인지,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TV 중계로 어느 경기를 볼 것인지 고민은 다른 때 보다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연이은 승리 도전, 그러나 아쉬운 패배
가장 먼저 승리 사냥에 나선 것은 여자배구의 흥국생명이다. 최근 부진한 성적에 그쳤던 흥국생명은 V-리그 사상 두 번째 여자 감독인 박미희 감독의 선임과 선수단 구성의 변화로 지난 1라운드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2라운드에서는 부진한 성적으로 연패에 빠져 있기 때문에 4연승에 도전하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3경기 만의 승리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아쉬운 흥국생명의 패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맹활약을 펼친 이재영의 엄청난 기량을 확인한 인천 배구팬들에게는 오늘의 아쉬움과 미래의 환호를 바꾼 것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배구 흥국생명의 경기가 한창 열기를 발하고 있던 그 시각에 인천 도원체육관과 바로 옆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여자농구 신한은행과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동시에 시작됐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연고지를 경기도 안산에서 인천으로 옮긴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홈 개막전에 이어 새 연고지에서 두 번째 치르는 홈 경기였다. 마침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한은행은 새로운 홈 팬 앞에서 짜릿한 승리를 기대했다. 하지만 상대가 개막 후 무패 행진을 달리는 우리은행이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패배를 했을 뿐 아니라 올 시즌 신한은행의 유일한 패배를 안긴 우리은행에 설욕을 노렸지만 신한은행은 또 다시 우리은행에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WKBL 1, 2위의 맞대결이라고 하기에 51-67의 점수 차는 너무 컸다.
인천 유나이티드 역시 홈 경기에서 반전의 기회가 필요했다. 2부리그로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탈출은 했지만 최근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 경기 전까지 인천은 5경기 무승(3무2패)과 홈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의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더욱이 상대인 성남FC와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2무1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자존심 회복이 필요했다.
그러나 인천은 다시 한 번 안방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사흘 전 120분 혈투 끝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성남을 상대한 인천이지만 전반 종료 직전 김동섭에 결승골을 내주고 또다시 승리의 기쁨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구겨진 인천의 자존심, 대한항공이 세웠다
앞서 경기한 여자배구와 여자농구, 남자축구가 나란히 패배하면서 자존심을 구기는 사이 '인천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체면을 세운 것은 남자배구의 대한항공뿐이다.
대한항공은 한국전력과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0의 완승을 했다. 지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3연패를 탈출한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의 맹활약을 앞세워 한국전력을 꺾고 2연승을 내달렸다. 올 시즌 한국전력을 상대로 2경기 모두 3-0 승리다.
이 승리 덕에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이지만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의 '양강구도'로 굳어질 수 있던 V-리그 남자부의 선두 경쟁에 다시 가세하며 2012~2013시즌 이후 2시즌 만의 챔피언결정전 복귀에 다시 힘을 냈다.
한편 비록 시즌이 끝나 경기는 없었지만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 와이번스도 승리 못지 않은 기쁨을 맛봤다. 3루수 최정이 프로야구 FA 역대 최고액인 86억원에 4년간 재계약했고, 외야수 김강민도 4년 56억원으로 SK에 잔류한다. 조동화 역시 4년에 22억원으로 SK와 함께한다.
내야수 나주환과 투수 이재영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SK로서는 꼭 필요한 선수 3명을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감독과 새 시즌 출발을 앞두고 기분 좋은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됐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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