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은 절박했다. 반면, 포항은 여유가 있었다. 결국 누구도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아쉬움이 서로에게 있었다.
그러나 분명히 웃는 쪽은 분명 포항이었다.
포항과 서울은 2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경기에서 90분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의 올 시즌 7번째 맞대결이다. 이쯤 되면 서로가 지긋지긋하다. 이날 맞대결 전까지 전적도 1승4무1패로 팽팽했다. 하지만 서울의 결과가 더 좋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경기에서 비기고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늘 서울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포항의 성적은 서울 때문에 어려웠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한번에 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항의 복수가 반드시 승리를 통해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포항은 3위, 서울은 4위다. 포항이 승점 3점 차로 앞선 채로 이날 경기가 킥오프됐다. 3위는 차기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마지노선이다.
그런데 골득실에서는 서울이 +13으로 +12를 기록 중인 포항에 앞서있다. 따라서 만약 서울이 포항을 꺾었다면 3위가 바뀔 수도 있었다.
포항은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스리백 전술을 들고나왔고 수비 라인을 내려놓아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이따끔 역습 상황에서 한방을 노렸다.
반면, 서울은 3위 탈환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 메인 전술이었던 스리백을 잠시 내려두고 포백 카드를 꺼냈다. 지난 주말 FA컵 결승전 패배의 여파가 남아있었지만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서울은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소득은 없었다. 경기 초반 에벨톤의 감각적인 오버헤드킥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고 후반 초반에 잡은 에스쿠데로의 결정적인 슈팅은 골대 옆으로 흘러나갔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고 황선홍 감독은 웃었다. "나쁘지 않은 경기 결과라고 생각한다. 승리를 원했지만 무승부도 나쁘지 않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반면, 최용수 감독은 "골은 사람의 힘으로 안되나 보다. 정말 골대를 옮기고 싶었지만 내 마음같이 안되지 않나"며 골대 불운과 더불어 전반적인 공격 부전에 대해 아쉬워 했다.
이제 3위 자리는 시즌 마지막 날 결정된다. 오는 30일 포항은 안방에서 이미 2위를 확정지은 수원 삼성과 맞붙고 서울은 제주 원정을 떠난다. 포항은 패하지만 않으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짓는다.서울월드컵경기장=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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