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훈은 지난 18일 국제복싱협회(AIBA)로부터 모든 국내외 대회의 출전을 잠정 금지한다는 내용의 이메일 공문을 받았다. 특히 AIBA가 보낸 이메일에는 AIBA 프로복싱(APB)와 계약을 위반한 신종훈의 징계위원회도 열릴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야말로 신종훈에게는 더는 선수로 링에 설 수 없을 수도 있는 최대 위기다.
신종훈은 지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에 한국 복싱계에 금메달을 안겼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신종훈의 존재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신종훈은 AIBA의 징계에 따라 향후 선수 생활의 지속 여부도 결정될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전도유망한 복싱선수 신종훈은 왜 선수생명의 위기까지 내몰린 것일까.
AIBA는 신종훈이 APB와 계약을 위반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징계를 내렸다. AIBA는 인기가 예전만 못한 복싱의 인기 부활을 위해 APB를 추진했다. 신종훈도 AIBA와 계약한 세계적인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하지만 기존 단체들과 마찰로 한동안 대회가 열리지 않았던 APB는 지난 11월 1일 중국에서 첫 대회를 열었다. AIBA는 신종훈이 이 대회가 아닌 전국체전에 참가한 것을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AIBA는 신종훈이 APB와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아시안게임을 제외한 어떠한 대회도 나갈 수 없다는 계약서에 신종훈이 지난 5월 사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종훈은 당시 계약이 무효라는 입장이다.
신종훈은 지난 4월 우칭궈 AIBA 회장이 방한했을 당시 장윤석 대한복싱협회 회장 등과 함께 만나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칭궈 회장이 AIBA 사정으로 이를 취소했고, 결국 신종훈은 5월 전지훈련을 하고 있던 독일에서 AIBA 직원이 제시한 계약서에 사인했다.
신종훈은 "APB 소속 선수가 되더라도 전국체전에 나갈 수 있다는 답변을 듣고 나서 계약서에 사인할 예정이었다. 결국 사인을 한 것은 맞지만 영어로 되어 있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 당시 한국인 직원이 '일단 사인하고 나중에 못 뛰게 되면 소각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억울해 했다.
실제로 선수 본인과 우칭궈 회장의 사인, 협회 직인이 찍힌 공식 계약서는 지난 6일에야 우편으로 신종훈에게 전달됐다. 그리고 12일 만에 징계 통보가 뒤따랐다.
이에 대해 신종훈은 "계약서를 받지 못해 계약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대한복싱협회는 신종훈의 계약서 발급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신종훈에 따르면 APB 소속 선수로 활동하게 될 경우 대전료는 1년에 800만원 수준으로 상당히 열악하다. 더욱이 전국체전에도 출전할 수 없는 만큼 국내에서 소속팀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2014년을 끝으로 현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되는 신종훈은 후원사를 찾을 경우 전국체전 출전을 포기하는 대신 APB에서 활약하겠다는 각오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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