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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순 레슬링협회장, 내부 비리 폭로…집행부는 반박

2014-10-15 15:59

지난 4일 막을 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해 자존심을 회복한 한국 레슬링. 기쁨도 잠시였다.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의 출연금 지급 여부를 놓고 협회의 내분이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대한레슬링협회의 임성순 회장은 15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협회 내부의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취재진을 불러모은 것이다.

올해 6월 취임한 임성순 회장은 "그동안 레슬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김학열 사무국장과 김기정 전무이사의 전횡을 확인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들은 나에게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금 지급을 강요했다. 나는 이사회를 통해, 외부 감사를 통해 회계 투명성이 확보되면 약속했던 출연금을 지급하겠다고 맞섰다"고 밝혔다.

회장의 출연급 기탁 여부를 놓고 회장과 협회 집행부 사이의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출연금이란 협회장이 경기 단체의 예산 편성을 위해 내놓는 돈을 뜻한다. 수익 구조가 마땅치 않아 회장의 출연금에 의존하는 경기 단체가 많다.

협회 집행부는 "임성순 회장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7억원을, 메이저 대회가 없는 해에는 5억원을 매년 출연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일시불로 내겠다고 했다"며 임성순 회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예산 집행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하소연 했다.

임성순 회장이 자신이 약속한 출연금 지급을 미룬 이유는 무엇일까.

임성순 회장은 "사무국장과 전무이사가 개인 사업의 자금이 부족하니 협회에 낼 예정인 기부금 중 5억원 정도를 찬조해달라고 부탁했다. 5억원을 협회를 위해 낸다면 그건 곧바로 협회의 공금인데 그것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회장이 최소 3억원에서 7억원을 기부해야 한다면서 7천만원을 영수증 처리할 수 없는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했다. 아시안게임 예산이 개인 호주머니 속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임성순 회장은 아시안게임 기간에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도록 집행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협박을 받은 장면이 담긴 CCTV 영상과 녹취록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추후 공개를 약속하며 이날 자리에서 공개하지는 않았다.

임성순 회장은 이같은 내용을 스포츠 4대악 비리신고센터에 신고했고 검찰에도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협회 관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김학열 사무국장은 "당장 아시안게임 예산이 필요한데 회장이 약속대로 입금한 돈은 하나도 없었다. 온갖 핑계를 대면서 뒤로 미루기만 했다"며 "투명하지 않은 회계를 요구한 적이 없고 협박을 한 적도 없다. 우리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집행부 인사들은 임성순 회장이 실제로 약속한 출연급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임성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오늘 아침에 발행해왔다. 이 돈은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선수들에게 전해줄 포상금"이라며 3억원 짜리 수표를 꺼내들었다. 그는 "내가 정말 돈 한 푼 없는 거지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협회의 강경환 감사는 "오늘 회장이 포상금을 낸다고 해서 이 자리에 왔다. 만약 협회를 믿지 못해 낼 수 없다면 법원에 공탁이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하자 임성순 회장은 "포상금은 선수들에게 정확하게 지급돼야 한다"는 말만 남겼을 뿐 실제로 지급하지 않았고 공탁 약속 역시 하지 않았다.

대한레슬링협회는 회장의 출연금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과연 어떤 결론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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