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이 3일 중국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동메달결정전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 동메달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들였던 대회였던 만큼 기대했던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동메달도 쉽지는 않았다. 자칫 중국과 경기마저 패할 경우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52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할 위기였다. 하지만 한국은 기분 좋은 뒤집기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기원 감독과 선수들은 지난 8월 중순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컵을 시작으로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연이어 출전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에는 가장 먼저 선수촌에 짐을 풀었을 정도로 아시안게임 준비에 매진했다.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했던 한국 남자배구는 내심 이란과 결승 맞대결을 기대했다. 박기원 감독이 아시아 강자로 자리매김한 이란 배구의 기틀을 마련한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결승에서 맞붙을 경우 상대의 약점을 공략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연일 계속된 강행군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쉴 새 없이 이어온 강행군에 선수들의 체력은 생각보다 일찍 소진됐다. 결국 일본과 준결승에서 선수들은 무거운 몸놀림에 그쳤고, 예상하지 못했던 패배로 고개를 떨궜다. 지친 선수들에게 정상적인 경기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기원 감독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전임 감독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던 만큼 금메달을 따지 못한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은 잘못이 없다. 내가 더 잘해줬어야 하는데 정말 미안하다"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중국과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쏟은 것은 박기원 감독 혼자가 아니었다. 문성민(현대캐피탈)과 김요한(LIG손해보험)이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배구의 대들보 역할을 했던 전광인(한국전력)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동메달을 챙겼지만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에 좀처럼 눈물이 멈추지 않는 듯했다.
"일본과 준결승은 체력보다 심리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솔직히 체력은 핑계다. 실력이 모자라서 졌다"고 인정한 전광인은 "이번 대회는 정말 아쉽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오랫동안 손발을 맞추는 이런 팀으로 모이는 것이 다시는 힘들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인천=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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