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 중국 선수들은 축 처진 모습으로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이들 중 중국 취재진의 질문을 한 몸에 받는 선수가 있었다. 중국 대표팀 최고참 리홍샤(28)였다.
자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리홍샤는 감정을 북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베테랑답게 인터뷰를 하던 리홍샤의 눈물 줄기는 굵어졌다. 0-1 패배가 아쉬울 터였지만 앞서 두 차례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난해한 눈물이었다.
인터뷰 이후 한 중국 기자가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이날은 중국의 건국 65주년 기념일이었다. 국경절에 조국에 금메달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밀여왔다는 것이다.
이 기자는 "국경절은 일주일이나 쉴 만큼 중국의 대명절"이라면서 "리홍샤도 이를 알고 있기에 다른 어떤 대회보다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 경험은 중국 대표팀에서 리홍샤뿐이었다. 리홍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이끌었다. 2011년에는 국제하키연맹 올해의 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중국 기자는 "중국 여자 하키의 전설"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리홍샤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었다. 리홍샤는 인터뷰에서 "아마도 내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던 것이다. 중국 기자는 "리홍샤가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어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되찾은 한국에 막혀 리홍샤의 꿈은 무산됐다. 리홍샤의 눈물은 안타깝지만 한국 여자 하키의 우승은 더없이 달콤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김다래는 "정말 기뻐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어쩔 줄 몰라 했다.인천=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