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26일 오후 화성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H조 1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77-60으로 제압하고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비교적 약한 상대들과 만난 지금까지의 경기 결과는 크게 의미가 없다. 아시아 정상을 다투는 무대가 서서히 한국과 이란, 필리핀, 중국의 4강 구도로 압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은 27일 오후 2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필리핀과 8강 2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지난 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 4강전에서 필리핀에게 패한 바 있다. 농구가 국기나 다름없는 필리핀은 2만명 홈 관중의 열정적인 응원을 등에 업어 일단 기선 싸움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이번에는 장소가 바뀌었다. 한국의 안방에서 경기가 열린다.
필리핀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 한국이 5전 전패로 마무리한 FIBA 농구 월드컵에서 1승을 수확하며 세계농구의 변방인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 25일 아시안게임 12강리그에서는 아시아 챔피언 이란과 막판까지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저력을 과시했다.
KBL 무대에서도 뛰었던 마커스 다우잇이 귀화선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화려한 개인기를 갖춘 포인트가드 제이슨 카스트로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마크 핀그리스, 개리 데이비드, 짐 알파그 등 필리핀을 농구 월드컵 무대에 올려놓은 주축 멤버들이 건재하다.
필리핀전은 한국에게나 필리핀에게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조 1위를 차지해야 4강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G조 1위가 유력한 이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G조에서 중국과 묶여있지만 세대교체를 단행한 중국이 이란을 꺾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유재학 감독은 "이란과 필리핀의 경기를 봤다. 이란도 필리핀을 상대로 고전했다. 필리핀전 준비를 잘해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필리핀의 빈센트 레이어스 감독도 한국을 경계해야 할 상대로 꼽았다. 그는 "한국, 이란, 중국과 4강에서 맞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2002년 부산 대회 준결승전에서 필리핀을 만나 이상민 현 서울 삼성 감독의 극적인 버저비터 3점슛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서장훈, 현주엽, 문경은, 김승현 등 대표팀 선수들은 기세를 몰아 결승에서 야오밍이 버틴 중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인천=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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