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 유독 굵은 눈물을 흘리는 선수가 있었다. 출전 선수 중 막내인 최인정(24)이었다. 울음이 그치지 않자 원조 '눈물 펜서' 신아람(28, 이상 계룡시청)이 달래주기도 했다.
신아람은 2012 런던올림픽 때 이른바 '1초의 오심' 주인공이다. 당시 신아람은 4강전에서 석연치 않은 계측으로 분패했고, 억울함에 피스트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그런 신아람조차 의연한 표정이었는데 최인정이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최인정은 이날 결승전에서 첫 주자로 나와 쉬안치에게 2-0으로 앞서가다 5점을 내리 뺏겼다. 첫 판에서 기선을 제압당한 대표팀은 어렵게 승부를 펼쳐야 했다. 최인정은 5라운드에서도 쑨위엔에 2-4, 9라운드에도 쑨위제에 2-8로 졌다.
특히 최인정은 이미 승부가 갈린 경기 막판 쑨위제에 저돌적인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상대 공격에 관계없이 돌진했지만 잇따라 실점해 안타까움을 남겼다. 경기 후 신아람은 "인정이가 꼭 이기려고 다짐했는데 속이 많이 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재성 여자 에페 코치도 "사실 첫 판에 인정이를 넣었는데 2-0으로 앞서다 뒤집혔다"면서 "원래 많이 이겼던 쉬안치였는데 져서 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만히 놔두고 풀릴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잠시 뒤 체육관 로비에서 만난 최인정은 겨우 마음이 가라앉은 듯 보였다.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묻자 "짜증이 나서"라고 답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분통이었다.
최인정은 "원래 비슷하거나 우세했던 선수였다"면서 "이렇게 많이 찔릴 경기가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심 코치도 "공격 방법이 다양한 최인정인데 쉬안치가 잠그는 전법으로 나가면서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세계 랭킹에서도 최인정이 앞선다. 2014-2015시즌 6위인 반면 2살 어린 쉬안치는 15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미 경기는 끝났다. 최인정은 "다음에 만나면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욕을 다짐하며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고양=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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