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먼저 들려 온 것은 부상 소식이었다. 넥센 불펜의 필승조였던 우완 조상우가 귀가 도중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것. 이 부상으로 인하여 조상우는 최소 3~4개월 동안 재활군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한현희 등과 함께 넥센 마운드의 젊은 피로 불렸던 조상우였기에 그 안타까움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그는 부상 전까지 2014 신인왕의 강력한 후보군 중 하나였다. 그의 강력한 경쟁자인 NC의 박민우가 꾸준히 제 몫을 다 한다면, 설령 그가 후반기에 복귀해도 경기 출장숫자 등 경쟁우위에서 다소 뒤처질 수밖에 없게 됐다.
넥센에 찾아 온 ‘첫 번째 위기’, 극복하면 ‘상위권 장기집권’
그러나 조상우의 부상 소식에서 넥센 염경엽 감독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없으면 없는 대로’ 기존 전력에서 최상의 조합을 구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넥센은 한, 두 선수가 빠지더라도 금방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를 잘 뽑기로 유명했다. 아니다 싶을 경우 선발 실험을 하는 여러 후보군 중 한 명을 아예 불펜 필승조로 굳혀 버리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조상우의 부상으로 인하여 어수선해질 뻔한 팀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을 무렵, 이번에는 선수단과 야구팬들이 아쉬워할 만한 소식이 전달됐다. 바로 오랜 기간 한국 프로야구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인 외국인 투수 나이트의 ‘웨이버 공시’ 소식이었다. 2009년 삼성 데뷔 이후 올해까지 무려 6년간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나이트는 넥센 마운드 사정이 어려웠을 때에도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 줄 만큼 노련한 모습을 갖추고 있던 이였다. 그래서 넥센 선수단 사이에서 그는 더 이상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다. 다만, 다른 선수들과 교감을 함께 나누는 ‘선배’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그는 올 시즌 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52를 기록하며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내일 모레 40이 되는 그의 나이가 끝내 걸림돌이 된 셈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국내 선수와 동급으로 보였던 외국인 선수도 결국 돈 주고 고용하는 용병’이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선두권 싸움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넥센도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의리냐 실리냐’를 두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그래서 ‘가장 괴로운 결정’을 해야 했던 당사자였던 셈이다. 그를 ‘임의 탈퇴’ 신분으로 묶어 둘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웨이버’로 공시했던 것도 행여 그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계약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한 넥센의 작은 배려이기도 했다. 또한, 연봉 지급도 ‘스플릿 계약’ 방식이 아닌, ‘보장 계약’ 방식으로 잔여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러한 팀의 의도를 알았는지, 나이트 본인도 구단의 결정을 수용하면서도 마지막 인사를 위해 넥센의 주말 3연전이 열리게 될 부산 사직구장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공교롭게도 넥센은 나이트의 웨이버 소식을 전달한 지 반 나절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NC의 승리 소식을 전달받아야 했다. 이 한 번의 승리로 넥센은 가만히 앉아서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줘야 했다. 넥센의 세 번째 달갑지 않은 소식이 전달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넥센으로서는 올 시즌 첫 번째 위기가 찾아 온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넥센으로서는 이번 주말 3연전에 대한 의미를 남달리 생각할 수밖에 없다. 주축 선발이었던 외국인 선수와 필승조의 이탈, 그리고 선두 자리를 내어 준 세 가지 악재와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명문 구단이냐 아니냐가 결정나는 법이다. 이번 위기를 극복할 경우 ‘넥센의 상위권 유지’는 꽤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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