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수선한 팀 분위기 속에서 영봉승으로 데뷔 첫 승을 기록한 양상문 감독은 코칭 스태프를 인선하는 데 있어서 한 가지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바로 ‘수석 코치 없이’ 시즌을 치르겠다는 점이었다. 기존 LG를 포함하여 나머지 8개 구단 모두 수석 코치가 감독 보좌역으로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을 감안해 본다면 양 감독의 선택은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다만, 양 감독의 행보가 메이저리그와 비슷하다는 점에는 주목해 볼 만하다.
‘단장 보좌역’은 있으나 ‘수석 코치’는 없는 메이저리그
사실 메이저리그에는 ‘수석 코치’가 없다. 감독을 ‘매니저(manager)’라고 부르는 만큼, 그라운드에서는 감독이 전권을 행사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 일례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우, 론 워싱턴 감독을 필두로 총 11명이 코칭스태프를 이룬다. 여기에는 투수, 타격코치를 비롯하여 베이스 코치, 벤치 코치, 불펜 코치 등이 있다. 대부분 국내와 비슷하지만, 필요에 따라서 보조 코치를 두는 경우도 있다. 또한, 코치의 칭호를 받고 있지는 않지만, 투-타 어시스턴트(인스트럭터)를 한 명씩 두어 필요시마다 선수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이들도 있다. 텍사스에서는 ‘전직 300승 투수’ 그렉 메덕스와 ‘안타왕’ 토니 페르난데스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단장 예하에 있는 프런트 직원들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표현만큼 잘 어울리는 것이 메이저리그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들을 구성하여 하나의 팀으로 만드는 일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역시 텍사스의 예를 들어 보면, 존 데니얼스 단장을 보좌하는 최측근 인원만 세 명에 달한다. 부단장인 A.J.프렐러를 비롯하여 텍사스 프랜차이즈 출신의 이반 로드리게즈와 데런 올리버가 단장 보좌역을 맡고 있다. 여기에 단장 보좌역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특이한 직책을 지닌 이들도 프런트에 있다. 타격/투구/주루 코디네이터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워싱턴 감독을 도와 코칭 스태프의 일원으로 소속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단장의 권한으로 필요에 따라서 선수들을 도우는 이들로 ‘프런트’에 소속되어 있다. 그라운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객관적으로 지켜보고, 이를 단장에게 보고하고 개선책을 내놓기도 한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스캇 쿨바’가 바로 텍사스에서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
물론 수석 코치의 유무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LG의 이러한 행보가 적어도 기존의 팀들과 다르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양상문 감독의 이러한 시도가 선순환구조를 타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만약에 양상문 감독의 이러한 시도가 제대로 먹힐 경우 ‘메이저리그 방식’으로 코칭스태프를 개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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