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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삼성의 미래, 제물포의 에이스 그리고 홍유상

제물포고 시절부터 '될성 부른 나무'로 평가.

2014-03-18 23:44

▲제물포고시절의홍유상.사진│김현희기자
▲제물포고시절의홍유상.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삼성 라이온스 지명하겠습니다. 제물포고-성균관대 투수 홍유상!”

2014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가 열린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는 일순간 장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삼성이 9라운드에서 전혀 의외의 인물에 지명권을 행사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신인지명 회의는 하위 라운드로 갈수록 ‘즉시 전력’ 보다는 3~4년, 혹은 그 이후를 바라보는 전략을 세우기 마련이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성적보다 ‘프로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주들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렇다 해도 대학 입학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를 지명한다는 것은 보통 용기로는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홍유상(24)은 극적으로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그를 ‘행운아’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사실 그도 성공 가능성이 큰 유망주로 관심을 모았던 유망주였다. 대학 시절, 여러 차례 부침을 겪으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제물포고의 에이스, 금테 안경 그리고 홍유상

필자가 홍유상을 처음 만난 시기는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물포고 시절부터 에이스 역할을 자처했던 그는 후배 이현호(두산, 현재 상무 복무)와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할 만큼 잠재력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당시에도 시속 140km가 넘나드는 빠른 볼을 앞세워 전국 무대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제구력이라는 측면에서는 크게 합격점을 받지 못했지만, 당시 신인지명 회의에서 롯데에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홍재영과 비슷한 투구 스타일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한없이 부끄러움을 많이 탔던 고교생이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던 악바리가 홍유상이었다. 이에 그는 당시 필자와의 대화에서 “순번은 관계없다. 드래프트에서 나를 지명해 주는 구단이 있다면, 기꺼이 프로로 가고 싶다.”라며 욕심을 드러내 보인 바 있다. 실제로 당시 속구 투수 자원이 부족했던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그가 지명을 받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장학금 지급 조건을 내걸었던 여러 대학의 요구를 정중히 고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신인지명 회의에서 홍유상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신고 선수 명단에도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프로 입단에 대한 꿈이 생각 외로 망막해 질 무렵, 그의 손을 잡아 준 이가 있었다.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이었다. 2009시즌 시작 전부터 그를 지켜봤던 이 감독은 신인지명 회의가 끝나자마자 홍유상을 적극 설득했고, 이에 그도 대학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이후 드래프트에 재도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남은 것은 이 감독의 기대대로 4년간 대학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일뿐이었다.

하지만, 부상이 늘 그의 발목을 잡았다. 저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그렇게 서서히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부상 회복 이후에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질 수 없는, 이른바 ‘스티브블레스 증후군’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곳도 결국 마운드였다. 4학년 진학 이후 이연수 감독이 꾸준히 홍유상에게 기회를 준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학교로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것이 프로 스카우트 팀의 관심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 활약이 극히 미미했다는 점도 홍유상에게 큰 아킬레스건이었다. 이대로 야구를 포기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도 없었다. 실제로 홍유상은 지난해 대학야구 리그전이 끝난 이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다는 전제 아래, 자신의 장래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래서 순번에 관계없이 프로에 입성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물론 ‘프로 입단의 기쁨’은 찰나에 그칠 수 있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결국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법이고, 이러한 선수들 중 주전 멤버나 추후 국가대표로 거듭날 수 있다. 하지만, 숱한 시련을 이겨낸 이들의 공통분모에는 ‘근성’이 있다. 이는 향후 퓨쳐스리그에서 홍유상을 지켜봐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어려운 과정을 거친 후 프로 입단에 성공한 그가 언제쯤 1군 무대를 밟게 될지 가늠해 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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