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위의 세 사람을 포함하여 아메리칸 리그에는 ‘내일의 메이저리거’를 노리는 두 명의 한국인 유망주가 있다. 충암고 졸업 이후 태평양을 건넜던 내야수 이학주(템파베이 레이스)와 류현진의 동산고 후배이기도 한 포수 겸 내야수 최지만(시애틀 메리너스)이 그 주인공이다. 만약에 둘 모두 이번 스프링캠프의 결과에 따라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든다면, 아메리칸 리그에서만 무려 네 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100만 달러의 사나이’ 이학주, ‘악바리’ 최지만의 ‘상반된 미국생활’
그러나 사실 두 이는 태평양을 건넜던 과정부터 상반된 행보를 보여 왔다. 이학주가 충암고 3학년 재학 시절에 무려 115만 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지만의 경우 그 해 고교 포수 중 최대어에 속했음에도 불구, 50만 달러 내외의 계약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두 이를 평가하는 양 구단의 입장은 상반될 수밖에 없었다. 초반에는 둘의 계약금 차이만큼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도 달리 보이는 듯싶었다.
특히, 이학주가 시카고 컵스를 떠나 템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몸값도 급등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베이스볼 아메리카(이하 BA)’가 선정한 유망주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면서 현재 한국인 마이너리거들 중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에 승격될 것이 유력해 보였다. 실제로 그가 부상으로 잠시 주춤하지 않았다면, 지난해부터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해까지 이학주는 마이너리그 통산 442경기에 출장하여 통산 타율 0.290, 13홈런, 147타점, 133도루를 기록했다. 발 빠르고 컨텍 능력이 정확한 그가 올 시즌부터 백업 멤버로나마 메이저리그에 남는다면, ‘에반 롱고리아’와 함께 템파베이의 젊은 내야진을 구성하는 것도 꿈이 아니게 되는 셈이다.
한편, 추신수에 이어 두 번째로 시애틀 유니폼을 입게 된 최지만은 사실 같은 시기에 태평양을 건넜던 선수들(김선기, 신진호, 나경민, 문찬종, 남태혁, 김동엽)에 비하면 크게 나은 대우를 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해 미국땅을 밟았던 7명 중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 승격이 유력한 이로 성장했다. 이는 최지만 특유의 ‘근성’이 있기에 가능했다.
아버지(故 최성수 감독)를 여읜 이후 형(최지혁 전 SK 불펜 포수)과 함께 어머니를 모셔 온 최지만은 동산고 시절부터 유달리 ‘승부욕’이 강했던 이였다. 투수 출신답게 어깨가 강하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이에 당시 동산고 사령탑을 맡았던 김재문 감독은 그에게 포수라는 중책을 맡기며 팀의 살림을 책임지게 했다. 그의 남다른 승부욕 때문인지, 그 해 동산고는 전국무대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8강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했다.
포수 유망주였으나 막상 그가 메이저리그에 오르면서 전환된 보직은 1루수였다. 때로는 지명타자로도 출전하면서 화끈한 타격감을 과시했던 그는 미국에서도 특유의 ‘근성’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에 대한 절박함이 컸던 탓일까. 그는 순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트리플 A에 오르며 팀 내 유망주로 성장했다. 팀 사정에 따라서 언제든지 안방을 책임질 수 있다는 점도 그가 가진 장점 중 하나다.
그는 미국 땅을 밟기 전, 필자와의 만남에서 “추후 모교 동산고 감독을 맡고 싶다.”라는 포부를 드러내 보인 바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모교 발전을 이끌기로 한 이가 바로 한화의 좌완투수 김경태와 올 시즌 신인으로 KT에 입단한 내야수 김병희다. 셋 모두 프로의 맛을 보는 만큼, 10년 이후 이들의 우정이 그라운드에서 실현될지 지켜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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