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한 LG 역시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10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최악의 암흑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좋은 유망주’들을 끌어 모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성적 역순에 따라서 그 해 신인지명 회의에서 앞선 순번에 지명권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투자가 결실로 이어진 탓인지 지난해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유독 LG 출신 선수들이 타 구단 유니폼을 많이 입는 사례가 발견되곤 했다.
강지광, ‘넥센 매직’의 세 번째 작품 되나
그런데 유독 특정 구단에서 ‘전직 LG 출신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화재를 모으고 있다. 이는 해당 선수들의 역량이 부족한 것이 아닌, 단순히 ‘운’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전직 소속팀에서는 같은 포지션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들이 많았고, 이러한 적자생존의 원칙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유니폼을 갈아입어야 했다. 2011년 시즌 도중에 넥센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 방출 이후 넥센에 신고 선수로 입단하여 신인왕까지 차지한 서건창(2012년)이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이들을 두고 팬들은 ‘넥센의 매직이 두 선수를 춤추게 했다.’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여기, 또 다른 ‘넥센 매직’을 기다리는 선수가 있다. 이미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특유의 장타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외야수 강지광(24)이 그 주인공이다.
인천고 졸업 이후 2009 신인지명 회의에서 LG에 2차 3라운드(전체 20번) 지명을 받은 강지광은 사실 ‘강속구 투수’로 유명세를 탔던 유망주였다. 이러한 선수가 어떻게 3라운드까지 내려왔냐고 이야기를 할 만큼, LG로서는 큰 행운을 잡은 셈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LG 유니폼을 입었던 이들이 오지환(1차 지명)과 한희, 최동환과 문선재였다. 이들 모두 제대로만 성장해 줄 경우 LG 마운드와 내야 자원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입단 이후 곧바로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그는 2010년 시즌 내내 재활에 매진했고, 이듬해부터 2년간 공익 근무 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타자 전향에 대한 이야기도 바로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주위의 권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본인을 위하여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그는 퓨쳐스리그에서 21경기 출장에 그치며 홈런 1개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LG가 그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30대 후반 노장들이 주축이 된 외야에서 강지광과 같은 젊은 피는 분명 필요했다. 그럼에도, 2차 드래프트 보호명단에서 강지광을 제외한 것은 ‘퓨쳐스리그 1홈런에 불과한 이를 뽑을 구단은 없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바로 이 점을 파고들었다. LG 운영팀장 시절부터 그의 가능성을 지켜봐 왔던 터라 타 구단에 뺏기기 전에 강지광을 지명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 계산은 여지없이 맞아떨어졌다.
물론 강지광은 프로 입문 이후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어본 일이 없다. 그래서 당분간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8일 열린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의외로 빨리 1군 엔트리에 오를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개막전 엔트리에서 강지광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과연 그가 박병호-서건창에 이어 ‘넥센의 매직’을 받고 새로 태어나게 될 유망주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도 2014년 신인왕 수상의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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