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심차게 프로에 발을 들였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989년에 은퇴를 선언하기 전까지 1군에서 48경기에 출전하면서 58타수 8안타(타율 0.138), 4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포수 출신’이라는 점은 오히려 그가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고향팀 롯데를 비롯하여 KIA, 넥센 등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지난해 말부터 롯데 2군 감독을 맡으면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롯데 베터리 코치를 그만두었던 1999년부터 3년간 중앙대학교에서 코치 및 감독직을 맡으면서 한때 ‘대학야구’에 잠시 몸을 담기도 했다. 현재 LG에서 주전 외야수로 거듭난 정의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정인교 감독과 포수 윤여운의 ‘기묘한 만남’
쓸 만한 포수 자원이 줄어드는 한국 프로야구의 특성상 ‘포수 육성’은 프로 2군의 지상 과제 중 하나로 여겨졌다. 그래서 정인교 2군 감독이 포수 출신이라는 점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그만큼 롯데는 포수 문제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이미 FA를 통하여 주전 포수 강민호를 눌러 앉히는 데 성공했고, 경찰야구단 전역 이후 팀에 합류한 장성우까지 버티고 있다. 둘의 나이는 모두 30세가 되지 않는다. 부상만 없다면 향후 10년간 롯데의 안방은 비교적 탄탄하게 운영될 수 있다.
하지만 롯데에 포수가 이 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지금은 경찰 야구단에 몸담고 있지만, 대학 올스타 포수 출신인 윤여운(24)도 잠재적인 포수 주전경쟁 후보자 중 하나다. 올 시즌이 끝나면 전역을 맞이하는 윤여운은 ‘포수 사관학교’로 불리는 경찰 야구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역시 현역 시절 포수 출신이었던 유승안 감독의 혹독한 훈련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었다. 이러한 소식에 정인교 2군 감독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정 감독은 윤여운에 대해 조금 특별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광주일고에 재학중이었을 때 정 감독은 KIA 베터리 코치로 거주지를 잠시 광주로 옮겼을 때였다. 그리고 2007년 당시 3학년이었던 그를 만나 잠시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준 일이 있었는데,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몰라도 그 해 광주일고가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당시 ‘눈물의 역투’를 선보인 서울고 이형종(LG)을 상대로 끝내기 역전 적시타를 터트렸던 이가 바로 윤여운이었다. 이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성균관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우연히 스쳐 지나갈 수 있었던 인연이 두 사람을 ‘대학 동문’으로 이어 준 셈이었다. 성균관대 76학번인 정 감독은 윤여운의 32년 대선배이기도 하다.
이후 잠시 뜸할 줄 알았던 두 이는 윤여운이 2012년 신인지명 회의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으면서 다시 이어졌다. 이에 정 감독은 “고교 시절에 원 포인트 레슨을 해 줬던 인연이 이제는 한솥밥을 먹는 사이로 발전했다. (윤)여운이와 내가 보통 인연은 아닌가보다.”라며 크게 웃기도 했다. 올 시즌 직후 전역을 하게 될 윤여운이 스승이자 대 선배인 정인교 감독을 만나 어떠한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것도 두 사람의 범상치 않은 인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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