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이할 만한 점은 가벼운 부상으로 잠시 잔류군에 머물고 있는 전준우가 4번 지명 타자로 출전했다는 점, 2차 드래프트를 통하여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이여상이 5번 타자로 나섰다는 사실이다. 둘 모두 올 시즌 1군에서 뛰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선수 자원들임을 감안해 본다면 롯데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연습 경기에 임한 것은 아닌 셈이다. 특히, 올 시즌 롯데 타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준우에 대해 정인교 롯데 2군 감독은 “빠르면 시범경기 때 상황을 지켜 본 이후 (부상 부위에) 이상이 없다면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않겠는가.”라며 희소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민호 코치, 박태호 감독, 차정환 코치의 ‘특별한 인연’
하지만 비록 2군이라 해도 대학 팀이 프로 구단과 연습 경기를 갖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은 아니다. 당장 올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프로팀 입장에서는 야구장과 각종 연습 시설을 후배들에게 내어 주어야 하고, 긴 시간 경기를 하면서도 더그아웃에서 이를 지켜보아야 한다. 행여 후배들이 선배들을 찾아 원 포인트 레슨이라도 부탁하면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롯데는 흔쾌히 영남대의 연습 게임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조금도 귀찮은 기색 없이 연습 경기 내내 최선을 다 하며 후배들과 긴 시간을 함께 했다. 그리고 선배들의 배려에 후배들은 모자를 벗어 예를 표하는 것으로 훈훈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시간은 영남대 박태호 감독과 김민호 롯데 2군 타격 코치가 있기에 가능했다. 박 감독은 대구고-영남대 졸업 이후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으면서 현역 생활을 했던 이였다. 말 그대로 ‘롯데 2군’은 박 감독의 친정이었던 셈이다. 여기에 김민호 코치는 박 감독과 현역 시절을 같이 했던 경험이 있었고, 은퇴 이후에는 박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었던 대구고에서 잠시 인스트럭터 역할을 한 바 있다. 그리고 롯데 2군 타격 코치에 오르기 전까지 김 코치는 부산고 감독직을 맡은 바 있었는데, 당시 부산고는 전국 규모의 대회가 있을 때마다 대구고와 자주 연습 경기를 갖기도 했다.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 온 셈이다.
그리고 현재 영남대에서 타격과 수비를 지도하는 차정환 코치는 두 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였다. 대구고-영남대-영남대학원 졸업 이후 모교 대구고를 비롯하여 경주고 등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차 코치는 모교에서 체육교사를 겸직했을 때 당시 대구고 인스트럭터로 초청됐던 김민호 코치가 눈여겨봤던 이였다. 이후 김 코치가 부산고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차 코치를 불렀고, 두 이는 이후에 적지 않은 프로 선수들을 배출(김대유, 김창혁, 이민호, 이경제, 송주은, 정현, 이상준, 정준혁 등)하면서 ‘부산고 전성시대’를 이끌기도 했다. 그것이 불과 재작년까지의 일이었다.
물론 세 사람 모두 현재는 고교 지도자직을 잠시 내려놓고 프로 혹은 대학무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좋은 인연을 유지하며 ‘상부상조’하고 있는 모습은 프로냐 아마냐를 떠나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의리’있는 모습 속에 프로와 아마가 상생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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