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키움은 좀처럼 웃을 수 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내년을 바라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마운드, 특히 선발진만 놓고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돌아오는 이름이 안우진이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긴 공백을 가졌던 안우진은 올해 사실상 복귀를 위한 빌드업 시즌을 치렀다. 21경기에서 101이닝, 115탈삼진,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아직 전성기의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2022년과 2023년 리그 최고의 토종 에이스로 군림했던 투수다. 키움은 내년 안우진을 다시 토종 1선발로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하영민이 있다. 하영민은 이미 키움이 장기계약으로 붙잡았다. 키움은 지난 7월 하영민과 2027년부터 2034년까지 8년, 총액 80억 원 규모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한 선발 자원이 아니라 앞으로 키움 마운드를 이끌 핵심 전력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그리고 박준현이다. 2026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박준현은 단순한 유망주에 머물지 않고 1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후반기에는 제구가 흔들리며 성장통도 겪었지만, 첫해부터 선발투수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분명하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이름이 등장한다. 하현승이다. 키움은 오는 21일 열리는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다. 현재로서는 부산고의 하현승 지명이 유력하다. 하현승은 올해 고교 무대에서 투수로 14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39, 45⅔이닝 77탈삼진을 기록했고, 최근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물론 여기서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도 있다. 하현승은 아직 프로에서 단 한 경기도 던지지 않았다. 박준현 역시 성장 과정에 있는 선수다. 따라서 이들을 벌써부터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안우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 경험자가 있고, 장기계약으로 묶은 하영민이 있으며, 박준현과 하현승이라는 젊은 대형 유망주까지 합류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2명까지 선택한다면 키움은 국내 선발 자원과 외국인 투수를 놓고 상당히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당장 완성된 선발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안우진의 부활 여부와 젊은 투수들의 성장, 그리고 하현승의 프로 적응이 맞물린다면 키움의 선발진은 단숨에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발진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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