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가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전력을 바라보며 내놓은 말이다. 그만큼 한국 대표팀의 선수 구성이 좋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도영, 노시환, 문보경 등 KBO를 대표하는 젊은 타자들이 포진했고, 투수진에도 곽빈과 박영현 등 정상급 자원들이 포함됐다. 선수 면면만 놓고 보면 금메달을 기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구성이다.
그러나 야구는 이름으로 하는 종목이 아니다. 특히 아시안게임처럼 짧은 기간에 승부를 가리는 국제대회에서는 선수 개개인의 이름값보다 팀으로 얼마나 완성돼 있느냐가 훨씬 중요할 수 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오히려 더 경계해야 할 상대가 일본일 수 있는 이유다. 일본은 NPB 선수들이 아니라 사회인야구 최정예로 대표팀을 꾸렸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름값에서는 한국에 밀릴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사회인야구는 결코 수준이 낮은 무대가 아니다. 도요타자동차, ENEOS, 일본생명, JFE서일본 등 일본 사회인야구 강팀의 핵심 선수들이 모였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투수력이다. 일본 사회인야구는 프로 2군 못지않은 수준 높은 투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150㎞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적지 않고, 단순히 구속만 빠른 것이 아니라 제구력과 변화구 완성도를 갖춘 투수들이 많다. 한 명의 에이스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투수가 경기 상황에 맞춰 투입될 수 있다는 점도 일본의 강점이다.
이번 최종 합숙에서도 일본은 투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실전 감각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불펜에서 구위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포수와 투수들이 서로의 장단점을 공유하며 경기 상황별 대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팀워크도 만만치 않다. 약 두 달 만에 다시 모였지만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며 빠르게 하나의 팀으로 뭉치고 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주장 아이자와 료스케는 "단기전에서는 기세가 중요하다"며 "실수를 하더라도 곧바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집단을 만들겠다"고 했다. 감독과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조직력이다.
반면 한국은 각 구단에서 뛰던 선수들이 대표팀이라는 이름 아래 단기간에 모였다.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빠르게 하나의 팀으로 맞물리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결국 강정호의 예상이 틀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선수 구성이 강하다는 사실과 금메달을 보장받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일본과의 맞대결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의 강력한 타선이 일본 사회인 최정예 투수진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느냐가 승부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이름값만 보고 일본을 한 수 아래로 본다면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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