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삼성은 르윈 디아즈의 역전 투런 홈런 등을 앞세워 4-1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4회말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장찬희가 선두타자 페라자와 강백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노시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사구까지 연달아 나오면서 순식간에 1사 만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물론 이 대목에서 삼성 벤치의 책임도 적지 않다. 두 차례 우천 중단으로 투수 운용이 쉽지 않았고, 장찬희가 긴 대기 후 등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빠른 불펜 준비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삼성 벤치는 장찬희가 위기를 스스로 극복할 것으로 판단한 듯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오판이 됐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야지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야지는 4-3, 1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승부처를 막아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필승조와 핵심 불펜이다. 결과는 냉혹했다. 허인서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이도윤에게 추가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페라자에게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까지 얻어맞았다. 삼성이 4-1 리드를 지우고 순식간에 4-9로 무너지는 과정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한 번의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올 시즌 삼성은 미야지를 '미련하게' 신뢰해 왔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벤치는 계속해서 그를 선택하고 있다.
신뢰는 결과가 있을 때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데도 같은 선택이 반복된다면 팬들 입장에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날 패배의 시작은 장찬희의 난조였고, 벤치의 늦은 대응도 문제였다. 그러나 경기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은 것은 미야지의 실점이었다.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한화 타선의 흐름을 더욱 키워줬다.
삼성의 미야지 고집은 '신앙'일까. 아니면 실패를 확인하고도 놓지 못하는 '미련'일까. 분명한 것은 하나다. 이날 대전에서 미야지는 또 한 번 승부처를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적응이 필요하다", "상황이 어려웠다"는 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삼성이 언제까지 미야지 카드에 기대려 할지, 팬들의 시선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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