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이 침묵을 선택한 속사정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첫째로, 납득할 수 없는 구단의 결정에 대한 무언의 항의일 수 있다. 4할 타자가 1할 타자에게 밀린 상황이다. 구단이 아무리 세부 지표(세이버메트릭스)를 들이밀어도, 선수 입장에서는 "결과로 증명했는데 왜 기회가 안 오나"라는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상투적인 멘트를 내뱉기엔 지금의 허탈감과 분노가 너무 큰 상태일 수 있다. 가식적인 답변을 하기보다 차라리 말을 아껴서 자신의 실망감을 구단에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무언의 시위'일 수 있다.
둘째, '말'보다는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독기일 수 있다. 김혜성은 KBO 시절부터 워낙 성실하고 승부욕이 강하기로 유명했다. "열심히 하겠다"는 뻔한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 말조차 사치라고 느낄 만큼 독기가 올랐을 것이다. 작년에 이미 마이너를 경험하고 올라와서 빅리그 맛을 봤는데, 다시 내려가라는 처사는 본인에게는 큰 자존심 상처다. 말할 시간에 방망이 한 번 더 휘두르겠다는 심산일 수 있다.
셋째, 에이전트의 전략적 가이드일 수 있다. 현재 김혜성의 에이전트 측은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시키고 있을 확률이 높다. 지금 감정적인 인터뷰를 했다가 자칫 구단 비판으로 비치면 콜업 순위에서 더 뒤로 밀릴 리스크가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 김혜성의 침묵은 '인정할 수 없지만, 일단 실력으로 입을 다물게 하겠다'는 비장한 침묵일지 모른다. 4할 타율을 치고도 내려간 선수가 마이너리그를 폭격하기 시작하면, 구단도 팬들과 여론의 압박 때문에라도 프리랜드를 계속 고집하긴 어려울 것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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