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우석은 2023년 LG 트윈스에서 통합 우승을 이룬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부진 이후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곧바로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며 마이애미를 거쳐 디트로이트까지 이동했다. 2년 동안 트레이드와 방출을 겪으며 마이너리그 전 단계를 밟았지만,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부상도 악재였다. 손가락 골절로 흐름이 끊겼고, 복귀 이후 성적은 나쁘지 않았음에도 방출 통보를 받았다. 그럼에도 고우석은 국내 복귀 대신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택했다. 선택 자체는 분명하다. 아직 메이저리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시장이다. 현재 고우석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계약 형태는 제한적이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초청 선수 자격의 마이너리그 계약이 유력하다. 이 과정에서 최근 디트로이트가 영입한 엔마뉴엘 데 헤이수스의 사례가 하나의 힌트가 된다.
헤이수스는 KBO리그에서 꾸준한 이닝 소화와 안정적인 성적을 바탕으로 스플릿 계약을 따냈다. 빅리그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 최대 13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완전한 보장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 있는 명확한 동기와 조건이 설정된 계약이다.
고우석 역시 이런 형태의 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차이도 분명하다. 헤이수스는 선발 투수로서 검증된 이닝 이터였고, 고우석은 불펜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 평균자책점, 피홈런, 제구 지표 모두 설득력이 필요하다. 즉, 계약 자체보다 ‘왜 이 선수를 40인 로스터에 올려야 하는가’를 증명해야 한다.
고우석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도전은 계속되겠지만, 이제는 가능성보다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 헤이수스처럼 조건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지금 고우석에게 가장 합리적인 다음 수순일지 모른다.
만일 이 마저도 실현되지 않을 경우 고우석의 마지막 선택지는 LG일 수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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