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올림픽 서핑이 프랑스 본토 대신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에서 개최된 것은 서핑의 기원과 자연조건을 고려한 상징적 결정이었다. 서핑은 고대 폴리네시아(특히 하와이)에서 유래된 전통적인 수상활동이었다. 20세기 초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를 중심으로 레저 및 경쟁 스포츠로 발전했다. (본 코너 1501회 ‘왜 ‘서핑’이라 말할까‘ 참조)
국제서핑협회(ISA)는 1964년 설립. IOC 공인 국제경기연맹으로 인정받았는데, 2016년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20 도쿄 올림픽의 신규 종목으로 서핑을 비롯해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가라테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경기를 가진 서핑은 4년 뒤 파리 올림픽에선 프랑스 본토에 서핑을 탈만한 해변이 마땅치 않아 아름다운 파도로 유명한 타히티의 테아후푸(Teahupo)’해변으로 결정됐던 것이다. 타히티는 프랑스령이므로 프랑스 영토 내에서 경기 개최가 가능하고, 서핑의 상징성과 환경적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타히티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주도로 대표적인 섬이다. ‘Tahiti’는 폴리네시아어에서 유래된 말로, 정확한 의미는 명확하지 않다. ‘ta’는 ‘가다’ 또는 ‘이동하다’는 뜻이고, ‘hiti’는 ‘해가 뜨다’, ‘동쪽’이라는 뜻이다. 해가 뜨는 곳, 출발하는 땅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18세기 제임스 쿡 등 유럽 탐험가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며 현지 발음을 기록하고 표준화했는데, 이때 타히티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타히티는 유럽인들에게 이국적 낙원, 에덴 동산, 야성적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다.
인상파 화가 폴 고갱(Paul Gauguin) 같은 예술가들이 타히티를 소재로 한 작품을 남기면서 ‘야만적이지만 순수한 낙원’이라는 이미지가 서양 문화에 강하게 각인됐다. 이런 상징성 덕분에, 오늘날에도 관광산업, 패션, 예술에서 타히티라는 명칭이 곧 ‘자연의 이상향’을 의미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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