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토니아의 골프 대표주자 리하르트 테더(20)가 2일 영국 웨스트 랭커셔 골프클럽에서 벌어진 디오픈 최종예선에서 연장전 끝에 본선 진출권을 쟁취했다고 발표됐다.
테더는 17일부터 나흘간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개최되는 제153회 디오픈 무대에 나서게 된다. 에스토니아 출신 골퍼가 세계에서 가장 역사 깊은 골프 토너먼트인 디오픈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인구 137만명의 소국 에스토니아는 전국에 골프장이 고작 10곳에 불과하다. 세계랭킹에 등재된 프로 골퍼는 2명뿐이며, 이들 모두 200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에도 에스토니아 선수는 14명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 명실상부한 골프 소외 지역이다.
이날 연장전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테더는 최종 18번 홀(파4)을 앞두고 상위 5명에게 주어지는 디오픈 진출권을 거의 손에 넣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18번홀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향하면서 2타를 잃고 말았고, 4명이 2장의 본선 티켓을 두고 벌이는 연장전 상황으로 내몰렸다.
하지만 같은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테더는 두 번째 샷을 직접 홀인시키며 이글을 기록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단 두 번의 샷으로 꿈의 무대 입장권을 확보한 것이다.
현재 아마추어 세계랭킹 91위인 테더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기분이다. 아직도 현실감이 없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디오픈 무대를 밟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도 "그렇지만 나 역시 그 무대에 어울리는 실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고국으로 돌아가 디오픈 준비에 착수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뛴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영국 각지에서 치러진 예선전에서는 전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루카스 허버트(호주), 딘 버미스터(남아프리카공화국) 등 LIV 골프 소속 3명도 디오픈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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