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LPGA 통산 상금 14억 엔 돌파로 일본 투어 사상 최초다.
그녀의 이름 앞엔 항상 수식어가 많다.
"한국 여자골프의 초석", "해외파의 모범", "멘탈 여제" 등 하지만 오늘은 그녀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의 아이콘"
이 고사성어는 『한서(漢書)』와 『논형(論衡)』에 등장한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 아무리 미약한 힘이라도 끊임없이 반복되면 결국 단단한 바위도 뚫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지애는 늘 조용히 묵묵히 자신의 경기를 한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일본에서, 세계 각지에서 그녀는 매 시즌 흔들림 없는 성적을 쌓아왔다.
누구보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연습, 라운드마다 보여주는 성실한 태도는 마치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각도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연상케 한다.
14억 엔, 숫자로도 놀랍지만 사실 그 안에는 헤아리기 힘들만큼의 파, 버디, 이글, 알바트로스와 때로는 홀인원 그리고 수도 없는 연습 스윙이 숨어 있다. 그녀가 이루어낸 기록은 하루아침의 결과가 아니다.
단 한 번의 화려한 샷보다 수없이 반복된 일상 속 정직한 샷의 총합이다.
이제 그녀는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불려도 아무 손색이 없다.
그러나 그녀는 오늘도 똑같은 루틴으로 연습장을 향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바위를 뚫는 건 단 한 방이 아니라 하루하루 떨어지는 한 방울의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수적천석(水滴穿石) 그 단단한 고사성어가 오늘 신지애라는 이름 위에 가장 잘 어울린다.
[김기철 마니아타임즈 기자 / 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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