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토)

골프

[김민호의 루키다이어리](9)투어생활의 또 다른 재미 '맛집투어'

2015-06-25 02:35

▲전국골프대회장을다니며맛집을경험하는것도투어생활의재미다.사진
▲전국골프대회장을다니며맛집을경험하는것도투어생활의재미다.사진
요즘 소위 ‘먹방’이 유행이다. TV 여기저기서 지지고 볶고 뒤집고 난리다. 요리가 연예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음식점 사업가인 백종원씨는 연예인을 뛰어넘는 대세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집밥 백선생’에 우리 아내도 열광한다. 그가 말한 레시피대로 요리를 했다며 내놓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에서도 음식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한다. 나 역시 먹는 재미를 안다. 연예 시절 아내와 둘이서 유명하다는 맛집을 찾아다녔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오늘은 먹는 얘기를 좀 할까 한다.

골프 대회를 참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국 맛집 투어를 하게 된다. 골프 대회가 전국 각지에서 열리다 보니 그 지역의 별미를 맛보게 되는 것이다. 투어 고참들은 어디에 가면 뭐가 맛있고, 어느 음식점이 맛있다는 걸 줄줄 외우고 있다. 올해는 경기 포천을 시작으로 경기 성남, 인천 영종도, 경기 여주, 제주를 다녔다.
▲포천에서맛봤던능이백숙.사진
▲포천에서맛봤던능이백숙.사진

제주 수제돈가스, 포천 능이백숙 그리고 아내와의 외식

그동안 먹어본 음식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몇 가지 있다. 먼저 제주에서는 밀면과 수제 돈가스가 인상 깊었다. 밀면은 처음 봤는데 꽤 괜찮았다. 캐디를 맡았던 종엽의 형의 추천으로 맛본 돈가스는 말 그대로 끝내줬다.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돈가스를 만들어주는데 살이 두툼하면서 부드러웠다. 식당에서는 특히 한림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한국의 여느 바닷물과는 다른 옥빛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제주에서 먹은 음식 중 호박된장찌개도 괜찮았다. 간을 새우젓으로 하는 게 특별했다. 개막전이었던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때는 몽베르 골프장 근처에서 먹었던 ‘능이 백숙’이 기억에 남는다. 서울에서 맛보던 삼계탕의 작디작은 닭과는 차원이 다른, 토종닭의 늠름한 자태(?)가 우선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맛 역시 일품이었다. 당시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대회장까지 응원을 제자와 함께 먹어서였는지도 모른다.

투어를 뛰다 보니 아내와 떨어져 있는 시간도 많다. 지난달 SK텔레콤 오픈은 그나마 수도권에서 열려 아내와 함께할 수 있었다. 대회를 마친 후 을왕리 해수욕장 근처의 ‘보쌈 정식’ 집을 찾았다. 가격은 1인분에 1만5000원이었는데 가격에 비해 코스가 잘 나왔다. 무엇보다 아내와 오랜 만에 함께하는 외식이어서 뿌듯했다. 더구나 당시 공동 35위에 올라 상금도 조금(?) 받았으니까.(하하)
[김민호의 루키다이어리](9)투어생활의 또 다른 재미 '맛집투어'
이번 주에는 군산CC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전라도 군산에 내려왔다. 군산에서의 첫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회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항구도시니까.(크크) 일행과 바닷가 근처 횟집을 찾았다. 역시 전라도는 회와 함께 나오는 ‘쓰키다시’(우리말로는 ‘곁들이찬’이란다)가 푸짐했다.

지난주 바이네르 첫날 트리플보기 하나에 컷오프

먹는 얘기는 여기까지.^^ 이제는 지난주 대회에 대해 복기를 할 시간이다. 요즘은 이 시간만 되면 힘들어진다. 두 대회 연속 컷 탈락해서다.

바이네르 오픈 전에 컷 통과가 이븐파나 1언더파에 될 것 같다는 내 예상은 적중했다. 실제로 이븐파에서 컷이 결정됐다. 그런데 나는 2라운드 합계 3오버파를 쳐 남들보다 일찍 서울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첫날 3오버파를 친 게 화근이었다. 특히 15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한 게 치명타였다. 전반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4번과 9번홀에서 10m 정도의 버디 퍼트를 넣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11번홀에서 티샷이 나무 바로 아래에 떨어지는 바람에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고, 그 홀에서 첫 보기를 했다.

그리고…, 운명의 파5 15번홀. 이 홀에서 첫 티샷이 나무에 맞으면서 워터 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1벌타 후 세 번째 샷을 날리는데 또 다른 불운이 찾아왔다. 임팩트 순간 클럽이 튕기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볼 바로 아래에 나무뿌리가 있었던 거다.

페이드 구질로 날리려 했던 볼은 나무를 맞더니 뒤로 튕겨 나왔다. 유틸리티 클럽으로 친 네 번째 샷은 왼쪽으로 감겨 러프에 빠졌다. 60도 웨지 샷은 짧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결국 6온에 2퍼트로 홀아웃을 하며 한꺼번에 3타를 잃고 말았다. 17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리며 1타를 더 잃었다.
▲바이네르오픈에출전한김민호.사진
▲바이네르오픈에출전한김민호.사진

2R 후반 무너져 아쉬움…상반기 마지막 대회서 유종의 미

2라운드에서도 전반 분위기는 좋았다. 10번홀부터 출발했는데 11번홀에서 그린 에지에서 퍼터로 친 볼이 들어가면서 첫 버디를 잡았다. 전날 트리플 보기를 범했던 15번홀에서는 행운이 찾아왔다. 티샷이 카트 도로를 맞으면서 볼이 엄청 멀리 나갔다. 덕분에 파5인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핀까지 남은 거리는 불과 145m였다. 9번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해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전날 보기를 했던 17번홀(파3)에서는 홀인원이 나오는 줄 알았다. 볼이 핀 바로 앞에 멈춰선 것이다. 지금까지 홀인원을 네 차례 기록했는데 이날 다섯 번째 홀인원을 기록할 뻔했다.

탭인 버디를 기록한 뒤 18번홀에서 첫 보기를 범했다. 그래도 전반에만 2타를 줄여 이대로 간다면 컷 통과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3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뒤 5번홀부터 9번홀까지 보기와 버디를 계속 주고받으며 2타를 잃고 말았다. 결국 이븐파를 쳐 전날 까먹었던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짐을 싸야 했다.

서울에 와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무너지는 걸까, 왜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까 등등을 생각하면서. 하루는 강남에 위치한 서점에 가서 하루 종일 집중력에 관한 책을 읽기도 했다. 해답을 알듯 하면서 찾기 힘들다.

어쨌거나 이번이 상반기 마지막 대회다. 이 대회가 끝나면 2달 동안 방학 아닌 방학이다. 투어 프로에겐 시련의 시간이다.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둬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가고 싶다. 파이팅을 외친다.

정리=김세영 기자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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