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853] 왜 ‘기계체조(器械體操)’라고 말할까

2022-12-22 07:09

center
한국 여자 기계체조 간판 여서정이 도마 연기를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적인 체조선수들이 하는 운동을 기계체조라고 말한다. 맨손체조를 뜻하는 도수체조가 일반인들이 하는 체조인 반면 기계체조는 엘리트 선수들이 기계를 사용해서 하는 체조인 것이다. 이 말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기계는 한자로 ‘기계(器械)’라고 쓴다. 도구를 짜 맞춰 동력을 응용해 일정한 운동을 하게 해 작업을 행하는 물건인 ‘기계(機械)’의 동음이의어인 ‘기계(器械)’라는 단어를 쓴 것은 자체적으로 동력을 갖지 않고 일정한 목적에 쓰이는 물건이라는 뜻을 갖기 때문이다.

기계체조는 영어 ‘Artistic Gymnastics’를 번역한 말이다. ‘Artistic’은 ‘예술적인’이라는 형용사이다. 자유로운 형태인 ‘Freestyle’과 구별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이다. 기계체조는 제한된 시간에 여러 기구를 가지고 다양한 기술을 수행하는 데 중점을 둔 짧은 루틴을 펼친다. 선수의 운동능력과 정밀한 동작을 채점해 우열을 가린다. 일본에선 영어를 직역하면 ‘예술 체조’라고 해야 했는데, 이를 의역해 기구를 쓴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기계체조’라는 말을 쓴 것으로 추측된다.

일반적으로 독일체조 계통의 철봉·평행봉·링·안마 등을 기계체조라고 한다. 하지만 엄밀하게는 기계를 사용하는 운동은 모두 기계체조이댜. 스웨덴 체조 계통의 기계인 늑목,횡목,느림줄, 뜀틀, 선반, 도하대 등을 사용하는 운동과 트램펄린 체조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하계올림픽에서는 남자는 마루·안마·링·도마·평행봉·철봉의 6종목, 여자는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의 4종목을 실시한다. 19세기 초 독일의 프리드리히 얀이 오늘날의 기계체조 원형으로 발전시켰다. 1896년 제1회 올림픽경기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데 이어 1903년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 가 개최되었다. 올림픽에서는 남자 철봉·평행봉·안마·링·마루·도마 6종목과 여자 마루·평균대·이단평행봉·도마 4종목의 경기를 치른다.

일본대백과전서에 따르면 일본에 기계체조가 최초로 도입된 것은 1830년 무렵으로 전해진다. 무역항인 나가사키에서 네덜란드인들로부터 포술을 배운 다카시마 아키호가 신병훈련으로 기계체조를 시켰다고 한다. 이후 일본군 신병훈련에 쓰였으며 학교 교육에도 활용됐다는 것이다. 기계 체조가 경기로서 처음으로 조직적으로 행해진 것은 메이지 말기로, 게이오 요시카쿠, 아자부 중학교, 아오야마 사범학교 사이에서 겨루어진 대항 경기의 기록이 있다.


한국에 기계체조가 도입된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구한말인 1895년 고종의 '교육조서'가 발포된 뒤 각 학교에 정식 교과목이 되었다. 1908년에는 최초의 체조단체인 무도체조기계부가 창설되었고, 1931년 한국 최초의 체조대회인 제1회 전조선기계체조대회가 열렸다.

조선일보 1925년 4월5일자 기사 ‘새로나타나는 운동지도자(運動指導者) 과연활약여하(果然活躍如何)’는 ‘금춘(今春)에 일본체조전문학교(日本體操專門學校)를 졸업(卒業)하는『스풋스맨』이 오명(五名)인데 그들의일홈괴 특장(特長)인 경기(竸技)는아래와갓거니와 그중 이병취군(中李丙翠君)의축구(蹴球)와 서상천군(徐相天君)의 기계체조(機械體操)만은 일본(日本)에 잇는 일본인(日本人)사이에서도 명성(名聲)이놉다한다 그러고 만록총중(萬綠叢中)의일점홍(一點紅)으로 임순분양(林順分孃)은 동경체조학교(東京體操學校)를 졸업(卒業)하얏는데 조선여자(朝鮮女子)로는처음이라 한다’며 5명의 선수를 소개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마니아,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