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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83] 세계적인 스프린터의 별명...‘인간 탄환’부터 ‘번개’까지

2022-08-26 07:58

우사인 볼트는 '번개'라는 별명으로 2000년대 세계육상을 석권하고 은퇴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사인 볼트는 '번개'라는 별명으로 2000년대 세계육상을 석권하고 은퇴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중적으로 이름을 날린 셀럽에게 별명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별명(別名)은 특별한 이름이라는 한자어이다.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것으로 이름 대신에 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한자문화권에선 쓰는 ‘자(字)’, '호(號)’도 별명과 다름이 없다.

별명은 영어로는 ‘닉네임(nickname)’이라고 말한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닉네임은 이름을 추가한다는 의미인 복합어 ‘ekename’가 어원이다. 15세기 이 말의 음절 구분이 잘못돼 ‘’nekename’로 바뀌었다가 철자가 바뀌면서 현재처럼 사용하게됐다고 한다. 미국 언론 등은 1920년대 미국 프로야구에서 레전드 베이브 루스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별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조지 허먼 루스라는 본명보다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육상 스프린터 별명은 시대와 인물에 따라 바뀌어왔다. 별명은 빠르다는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단어들로 만들어졌다. 육상의 꽃인 남자 100m는 1912년부터 세계기록을 공인하기 시작했다. 1960년 독일의 아민 해리가 10초F를 끊은 이래 인간의 한계로 여겨졌던 ‘마의 10초벽’은 깨지기 힘든 난공불락의 기록이었다. 하지만 1968년 6월 전미육상선수권대회에서 짐 하인즈가 9초9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하인즈는 같은 해 멕시코올림픽에서 9초95를 기록해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명실공히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이때부터 세계언론들은 세계적인 스프린터들에 대한 별명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먼저 ‘총알(bullet)’에 비유하는 별명이 많았다. 1984년 LA올림픽 4관왕을 비롯해 올림픽에서 통산 9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칼 루이스는 ‘갈색 탄환’, ‘총알 탄 사나이’, ‘인간 탄환’ 등으로 불렸다. 루이스는 미국팀 동료 르로이 버렐과 펼친 ‘총알대결’로도 유명하다. 버렐이 1991년 루이스의 종전 세계신기록(9초92·서울올림픽)을 0.02초나 단축하자 루이스는 서른 살 나이로 그해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9초86으로 다시 앞섰던 것이다. 3년 뒤 버렐(9초85)이 다시 세계신기록을 뺏은 ‘선의의 대결’은 1996년 도노번 베일리(9초84)가 등장하기 전까지 세계 육상계의 화제였다.
2000년대 우사인 볼트가 등장하며 ‘번개(lightning)’라는 별명이 ‘총알’을 대신했다. 번개는 총알보다 더 빠르다는 의미로 쓰였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혜성처럼 등장해 100m, 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며 수많은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58로 100m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같은 대회에서 200m 19.19로 연거푸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볼트는 반려동물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를 키우며 자신의 이름을 본 따 ‘라이트닝 볼트’라고 명명했으며, 딸의 이름도 올림픽과 라이트닝을 사용해 ‘올림피아 라이트닝 볼트’라고 지었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이클 R 리얼(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빅토리아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저서 ‘미디어스포츠(MediaSport)’에서 “오늘날 미디어스포츠를 무시하는 것은 중세시대 교회의 역할을 무시하는 것과 같고, 르네상스 시대 예술의 역할을 도외시하는 것과 같다”며 스포츠언론에서 만든 별명은 시대를 반영하고 스포츠를 열망하는 선수들의 순수성과 열정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별명은 시대에 따라 변하며 명멸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역사를 보여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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